[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특별시민’에는
욕망은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를 비롯해, 그의 옆에서 일인자가 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심혁수(곽도원), 대선에 대한 욕망을 품고 당대표(김홍파)가 있다.
여기에 어린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고, 그 길을 걷고 싶다는 욕망을
품어온 이도 있다. “소통을 하지 않으면 고통이 온다”는
한마디로 변종구의 시선을 끈 박경(심은경)이다.
박경은 영화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심은경의 말을 빌자면
영화 초반에는 ‘정치 미생’이었고, 똥물 튀는 선거판을 보고 점차 변화한다. 그리고 관객과 가장 많이
호흡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로 역할을 한다.
매번 다른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상업영화와 다양성영화를
가리지 않고,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심은경을 많았다. 앳된
얼굴의 귀여웠던 심은경은 어느덧 예쁜 숙녀가 돼 있었다.
◆ 이하 심은경과 나눈 일문일답.
Q. ‘특별시민’도 지금까지
연기해 보지 않았던 캐릭터다. 다른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나.
갈증보다는 호기심이 많다. 항상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장르나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를 보면 어떻게 연기를 하고 어떻게 표현이 될지 궁금하다.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호흡하고 싶은 감독님을 만나보고, 함께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선택에 많은 작용을 한다.
Q. ‘특별시민’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 점은 무엇인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시나리오 속 캐릭터가 신선했고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신선했다. 무엇보다 최민식 선배님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다가왔다.
Q. 직접 만나보니 어땠나.
연기의 신을 넘어선 경지에 이른 모습이었다. 연기 도사 같았다. 처음에는 다가가기도 어려웠고 긴장도 많이 됐다. 처음에는 정말 말도
더듬었다. 그런데 선배님께서 ‘연기를 할 때는 선후배는 없다’고 하시더라. 연기로 이길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그만큼 호흡을 잘 맞춰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기에 눌리지
말고 잘 표현해야 된다고 했다.
Q. 그런 말에도 긴장을 풀기엔 어려웠을 것 같은데.
촬영이 끝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하하. 마음을 먹어도 앞에만 서면 작아지더라. 고민이 많이 됐는데, ‘특별시민’ 속 박경도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되기도 했겠다.
박경도 정치적 야망이 있지만 변종구 앞에서는 긴장을 했을 것이다. 긴장을
누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용기와 패기가 있는 캐릭터라고 해석했다. 내가 최민식
선배님을 보는 마음들이 박경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어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
Q. 박경 캐릭터를 좀 더 자세히 분석 한다면.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관객과 호흡하는, 화자의 시선을 가진 캐릭터라고 이야기 하시더라. 감독님이 변종구나
심혁수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캐릭터라고도 했다. 중심을 잡고 메시지를 던지는 매개체다. 박경이 평범해 보일 수도 있고, 변종구, 심혁수와 달리 기에 눌려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게 현실이다. 튀어
보이지 않으면서도 영화의 중심을 잡아가야 한다는 내 나름의 사명감이 있었다.
Q. 박경의 과거를 생각한 적이 있나.
이것도 감독님께 물어봤다. 고등학교 때부터 정치에 꿈이 있었고, 정치외교학과를 지망했던 학생이었고, 정치 토론 동아리 활동을 했을
것이다. 정치적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광고판에 들어가 초석을 쌓은 뒤 변종구 시장 캠프에 들어 갔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Q. 청춘 토크 때 의도적인 질문을 해서 변종구 시장 캠프에 들어간다. 너무 눈에 보이는 전략 같았다.
박경은 청치적으로 초보이고, 미생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미숙한 부분이 존재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용기
있게 이야기 하고 밀어 붙이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질문이 아니라, 강력한 발언으로 자신을 어필한다고 생각했다.
Q. 영화를 찍으며 정치에 관심도 생겼을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첫 투표를 하게 됐다. 어떤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는지 생각이 있는가.
일단 후보자들의 공약을 존중한다. 어떤 부분이 옳은지는 나를 포함한
유권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박경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진실하게
소통했으면 좋겠고, 소통이 안되면 고통이 오는 법이다. 진실하게
마음을 열고 자기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유권자들도 마음을 열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 대선에 설레는 마음보다는 관조적인 시선으로 후보자들을 보면서
어떤 사람인지 파악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