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미.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솔직히 죄책감을 덜고 싶었다."

국내 대표 '폴리 싱어' 이은미가 최근 발매된 디지털싱글 '알바트로스'를 두고 남긴 말이다. 

평소 정치적인 견해를 밝히는 데 거리낌 없던 이은미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부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신곡 탄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은미는 "지금 이 순간 이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모두 지금 억눌려있고 폭발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지 않나. 큰 고비 넘겼지만 완벽하게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현 시국을 묘사했다. 

그러면서 "이 노래가 조금이나마 모두의 가슴 속 울분을 지울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다. 다들 대선 때문에 정신없는데 왜 지금 발표하냐고 말하는데 나는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알바트로스'는 작곡가 윤일상과 작사가 최은하 콤비가 만나 완성됐다. '누구나 건드리죠/ 괜찮아요 용서해요/ 날 미워해도 사랑해요/ 자유롭고 길을 잃은 새/ 거친 폭풍 앞에 섰을 때 날 수 있단다/ 너를 던져라 널 흔들고 있는 바람 속으로'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은미는 곡의 취지에 대해 "대한민국 가수로 받은 사랑을 다시 대한민국에 잘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광화문 광장에서 밝혔던 촛불집회를 떠올리며 '폴리 싱어'에 대한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다. 

이은미는 "개인적으로 정치, 사회적인 견해를 말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은 없다. 하지만 주변에서 만류한다. 그 이유는 '블랙리스트'라는 존재가 실체로 드러났기 때문 아니겠나"라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내 성향을 밝혔을 때 말이나 행동에 더 큰 책임감을 지어야 한다. 내 말은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범주 안에 있다"며 "나 같은 사람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나"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이은미는 "오히려 대중과 더 많은 부분을 함께 하지 못해서 죄송할 따름"이라며 "솔직히 이번 노래는 죄책감을 더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했다. 
▲ 이은미. 사진|한희재 기자

이은미의 신곡은 3년 만이다. 지난 2014년 발표한 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 이후 처음이다. 공백기가 더 길어질 수 있지만 광화문에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은미는 "지난해 황폐한 심리 상태에서 사실 이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목소리가 악기인 사람인데 나이 들어간다는 성찰에 힘이 부쳤다"며 "주말마다 광화문에 나오면서 나도 모르는 삶의 공감대가 느껴졌다. 그 때부터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었고 윤일상을 만나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벅차올랐고 가슴이 끓어올랐다"며 "테크닉으로 포장하고 싶지 않아서 근본적인 내 소리의 힘을 사용했다. 그래서 더 표현력이 중요했고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 어떤 곡보다 두려웠고 소중한 곡"이라고 애착을 보였다. 

끝으로 이은미는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이 상황은 누구나 원했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커다란 변혁을 겪었고 아직 과제가 남아있다. 억눌림, 답답함, 일종의 해소를 이곡으로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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