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한재석은 음악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원스텝' 출연을 결심했다. 제공|영화사 날개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대학 시절, 우연한 계기로 배우의 길에 입문한 한재석(44)은 어느덧 24년차 배우가 됐다. 한재석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때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가는 길을 몰랐다. 우연히 카탈로그 모델을 했는데, 내가 찍은 사진이 방송국 내부에서 돌게 됐다. 당시 매니저였던 분이 카탈로그에 적힌 대학을 보고 나를 수소문했고, 학교 선배인 박진영 씨가 나를 찾아내 매니저에게 연결해줬다."

이후 1994년 MBC 드라마 '마지막 연인'으로 데뷔한 한재석은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유리구두', '대망', '로비스트', '태양의 여자', '거상 김만덕', '불후의 명작', '울랄라 부부', '마녀의 연애', 영화 '히트', '로맨틱 헤븐'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많은 작품들 중 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은 영화 '원스텝'(감독 전재홍)이었다. 

"음악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초등학생 때 극장에서 봤는데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그 때부터 음악 영화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원스텝' 대본이 나에게 왔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촬영을 마치고 나서, '원스텝'은 내 인생 터닝포인트가 됐다.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보니 작품을 보는 눈이 새로워졌다. 순수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영화에 자주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작업을 하면서 밝아지기도 했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도 음악이었지만,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도 음악이었다. 한재석은 "악기 연습은 아내 박솔미와 친한 친구가 도와줬다. 노래는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녹음해서 들어보니 충격이었다. 가녹음을 한 뒤 밖에서 듣는데 음이탈이 많이 나 듣기 힘들 정도였다. 호흡이 어려워서 노래가 뚝 끊기기도 했다. 결국 기계 힘을 빌렸다"고 회상했다. 

▲ '원스텝' 스틸. 제공|영화사 날개
파트너였던 산다라 박의 실력에는 "가수라 확실히 나와는 달랐다. 강약 조절도 잘 하고 음정도 수월하게 맞췄다"며 칭찬했다. 그는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고, 나도 많이 배우면서 촬영했다"며 공을 돌렸다. 

'원스텝'의 주인공은 산다라 박과 한재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산다라 박에게 조명이 더 비춰졌다. 아이돌 출신이고, 연기자로서 신인인 산다라 박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연기 호흡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지 걱정됐다. 나르샤와 연기를 해본 적 있지만 그 친구는 작품 경험이 많은 상태였다. 늘 연기에 익숙한 친구들과 작품을 하다가 아예 다른 분야에 있던 산다라와 하니까 걱정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인의 열정이 강했고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해 걱정을 사라지게 해 줬다. 까칠할까봐 걱정도 했는데, 산다라가 배려심이 많아서 촬영 내내 편했다"고 털어놓았다. 

한재석은 '원스텝'을 통해 동경했던 음악 영화의 꿈을 이루었다. 소중한 이 영화를 위해 밤낮없이 악기와 노래 연습에 매진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큰 한재석이지만, 바람은 소박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 캐릭터가 성장해가는 내용을 보며 관객들이 따뜻함도 느꼈으면 좋겠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완성됐을 것 같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열심히 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영화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배우 한재석으로서 후회는 항상 남았다. 한재석은 그 아쉬움을 가지고 항상 발전을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그는 "10년 뒤 한재석이라는 배우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대중이 '저 배우는 점점 발전하는 배우구나'라고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재석이 출연한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여자 시현(산다라박)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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