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깨비' 공유는 쓸쓸하고 찬란한 도깨비 그 자체였다. 제공|tvN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김은숙 작가의 기다림은 옳았다. 배우 공유는 쓸쓸하고 찬란한 도깨비 그 자체였다.

공유는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에서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神비로운 낭만설화를 담았다.

사실 ‘도깨비’는 시작부터 화제였다. 스타 작가 김은숙이 지난해 열풍을 일으킨 ‘태양의 후예’ 이후 내놓은 작품인데다, ‘로코킹’으로 불리는 공유가 ‘빅’(2012)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기 때문. 뿐만 아니라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 제작발표회에서 “5년 동안 공유에게 러브콜을 보냈는데 거절당했다”며 처음부터 ‘도깨비’로 공유를 떠올렸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이러한 김은숙 작가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공유는 1회부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고려시대 무사 김신이 도깨비로 변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카리스마는 압도적이었다. 전쟁신부터 항해신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었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도 어린 왕 왕여(김민재 분)를 향해 걸어 나가는 신에서 보여준 비장한 눈빛도 완벽했다. 어디 그 뿐이랴. 공유는 눈빛만으로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와의 애틋하고 달콤한 로맨스를 완성했다.

▲ '도깨비' 공유. 제공|화앤담픽처스
또한 공유의 목소리는 김신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기 충분했다. 낮은 목소리로 시를 읊으며 “첫사랑이었다”고 고백하는 분수신은 압권이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날이 눈부셨다”를 비롯해 다소 오글거리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사들도 공유의 목소리와 담백한 말투 덕에 더욱 빛날 수 있었다.

감정 연기도 훌륭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생을 살며 소중한 이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그는 도깨비의 쓸쓸한 내면도 완벽하게 그려냈다. 상인지 벌인지 모를 긴 생을 사는 도깨비 김신의 간절하고 애틋했던 첫사랑 역시 공유의 눈물 연기로 찬란하게 빛났다.

공유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그는 훈훈한 비주얼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인간이 아닌 신으로 불리는 ‘도깨비’를 완벽하게 화면 속에 그려냈다. 평범한 인간이 아니기에 어쩌면 더욱 어려운 캐릭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유는 술에 취해 금을 뚝딱 만들어내고 꽃을 피우는 엉뚱하고 장난기 가득한 귀여운 모습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까지, 또 애절한 로맨스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 공유는 자신의 인생 캐릭터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최한결을 뛰어넘으며 ‘로코킹’의 진가를 드러냈다.

김은숙 작가의 기다림은 옳았다. 공유 아닌 ‘도깨비’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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