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석이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제공|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조정석이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카메오로 단 2회, 그것도 짧은 분량으로 등장한 것이지만 이야기의 실마리를 제공할 만큼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조정석은 지난 7일, 8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7회, 8회에 등장했다. 그는 심청(전지현 분)의 동료 인어이자 구조대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유정훈으로 분했다. 유정훈은 심청과 우연히 만나, 인어의 비밀에 대해 알려주고 또 조언하며 심청에게 어떠한 깨달음을 안겨줬다.

유정훈은 먼저 인간이 된 선배로서 다양한 조언을 했다. 인어의 눈물이 진주이며 이를 팔아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특히 그는 바다에서 멀어진, 뭍으로 올라온 인어의 생명에 대한 조언도 더했다. 사랑을 위해 뭍으로 올라온 인어는 시한부 삶을 살고, 최대 두 달 가량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는 "만약 인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인어를 사랑하게 된다면 오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유정훈이 이를 잘 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또한 사랑 때문에 뭍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사랑을 얻지 못했고 점차 심장이 굳어가고 있었다. 그는 "이제 내 심장이 거의 다 됐다"며 "돌아가 봐야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여기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심정지로 사망했다.

심청은 유정훈의 죽음을 바라보며 인어의 운명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 또한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는 허준재(이민호 분)를 사랑하고 있었다. 심청은 자신의 심장에도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한 것을 느꼈고, 혹여나 다가올지 모를 자신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그는 유정훈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허준재는 "혹시 너 좋아할 계획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지? 생겼어. 계획. 그러니까 가지마"라고 마음을 고백, 심청을 붙잡았다.

▲ '푸른 바다의 전설' 조정석(위), 전지현.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유정훈을 연기한 조정석은 특별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진한 존재감을 풍겼다. 인어의 운명을 밝히고 앞으로 펼쳐질 '푸른 바다의 전설' 이야기 단초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허준재가 심청에 대한 마음을 깨닫고 이를 고백하게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는 앞서 출연한 다른 카메오들과는 다른 역할이어서 눈길을 끈다.

앞서 김성령, 안재홍, 크리스탈, 차태현, 홍진경, 김강현, 박진주 등이 '카메오'라는 이름으로 특별 출연했지만, 이들의 역할은 소모적인 데 그쳤다. 그저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사실상 굳이 존재하지 않아도 되고, 단역으로 처리해도 되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조정석은 달랐다. 인어의 눈물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는 잔망스러움을 유쾌하게 표현하다가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절절한 감성까지 드러냈다. 이는 조정석의 특기 분야다. 그는 '푸른 바다의 전설' 전작인 '질투의 화신'에서 마초 기자 이화신 역을 통해 잔망과 애틋을 오가는 멜로 연기를 펼친 바 있다. 이화신과 유정훈은 어딘가 닮은 부분이 있어, 조정석은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그려냈다. 연기와 존재감을 모두 잡은 조정석이야말로 '카메오의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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