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홍라온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김유정. 얼굴 가득 생기가 넘친다.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열여덟, 뭘 해도 예쁜 나이다. 이제 막 청춘 사극을 끝낸 김유정에게 잘 어울리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마냥 밝을 줄만 알았던 김유정은 차분하고 성숙했다. 어떤 질문에도 진중한 답변을 내놨다. 귀엽기만 하던 아역 스타는 어느덧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숙녀로 성장했다.

아역에서 출발해 올해 데뷔 13년 차인 김유정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여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김유정은 아직 아역 배우라는 이미지를 굳이 벗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아역 배우 꼬리표를 떼고 싶지는 않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굳이 내가 벗어나려 하거나 도전하고 싶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어른이 되지 않나. 그 흐름에 따르고 싶다. 지금의 순간들을 즐기려고 한다.”

▲ 미모가 꽃처럼 활짝 핀 김유정. 사진|한희재 기자

프로가 모인 배우의 세계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어리다는 이유로 연기력에 있어 성인 연기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김유정도 아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연기력 평가에서 손해를 보기도 했을 터. 혹시 서운함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김유정은 “오히려 냉정한 게 더 좋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연기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나 자신을 채찍질 할 수 있다. 덕분에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되고, 더 좋은 연기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13년차 배우' 김유정의 연기 내공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 역을 맡았던 박보검과의 호흡에서도 묻어났다. 박보검은 앞서 스포티비스타와 가진 인터뷰에서 "구덩이신을 촬영할 때 애드리브를 하면 그대로 받아주는 김유정이 신기했다"며 김유정의 연기 순발력을 칭찬했다. 이 얘기에 김유정은 “그래서 매번 바뀌었나보다”라며 당시를 떠올린 듯 크게 웃었다.

“구덩이신은 대사가 거의 애드리브였다. 기본적인 대사는 있었지만 감탄사 같은 것은 전부 애드리브로 했다. 촬영할 때마다 매번 (박보검의) 애드리브가 바뀌던데, 재밌어서 그랬나보다. 나도 덕분에 촬영 내내 즐거웠다. 구덩이신이 박보검과 빨리 친해지게 된 계기가 된 듯 하다.”

김유정은 그동안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많이 해왔다. 2015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을 비롯해 영화 ‘우아한 거짓말’, ‘비밀’, 그리고 개봉을 앞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도 교복을 입었다. 배우들이 모두 그렇듯, 그 역시 다양한 역할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으로 나오는 청춘물을 더 찍고 싶단다.

“배우라면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가지고 있을 거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생활액션 연기를 많이 하지 않았나. 그래서 이영(박보검 분)이나 김병연(곽동연 분)이 액션 연기를 펼칠 때면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어리고, 실제로 교복을 입는 나이다 보니 그에 맞는 역할을 더 하고 싶다.”

한창 꿈 많고, 이것저것에 관심 둘 나이에 한 가지 길을 정하고 집중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김유정은 연기에 대해 흔들릴 때 주변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고 했다. 남모르게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을텐데 극복하는 방법이 있냐고 묻자 “명확히는 없다”고 했다.

“때마다 다른 편이다.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해보며 경험을 쌓고 있다. 사진 찍기는 꽤 오래 해왔고, 한 영화를 여러 번 돌려보기도 한다. 지금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

▲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주연배우로 성장한 김유정. 햇살보다 미모가 더 반짝거린다. 사진|한희재 기자

인터뷰 내내 김유정이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지금'이다. 그렇다면, 지금 김유정이 이름 앞에 얻고 싶은 수식어는 뭘까. 쉽게 답하지 못하고 생각하더니 ‘보고 있으면 행복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이 배우의 작품이나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열여덟 소녀지만, 역시 현재의 꿈은 프로배우 다웠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보고 있으면 행복한' 느낌을 충분히 전한 김유정. 그를 만날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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