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감독 최국희)은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볼링을 소재로 한다. 철종(유지태 분)은 한 때 퍼팩트 게임을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닌 국가대표 볼링선수였지만, 한 순간 사고로 장애를 입고 이제는 낮에는 가짜 석유를 팔고, 밤에는
불법 도박 볼링선수로 경기를 뛴다. 이 경기를 알선하는 희진(이정현 분)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토우 볼링장을 지키기
바쁘다. 큰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두꺼비(정성화 분)에게 빚을 갚고
볼링장을 찾기 위해 브로커로 살아간다.
영화는 볼링 소재 영화답게 볼링장이 주 무대다. 레인에 떨어지는 볼링공, 핀이 넘어가는 소리 등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템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볼링’이라는 소재를 100% 활용한
편집과 그 안에서 비롯되는 재미를 잘 끌어냈다.
다만 철종과 영훈, 철종과 두꺼비의 이야기 모두 비중있게 다뤄지면서 설명하는 과정이 다소 산만하다. 볼링 경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도 극을 늘어지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초반 짜릿했던 볼링 경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한편 '스플릿'은 한 물 간 볼링스타 철종과 통제불능 볼링천재 영훈이 펼치는 한판 승부를 그린 작품이다. 러닝타임 121분. 15세 이상 관람가. 11월 1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