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플릿' 스틸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제공|오퍼스 픽쳐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밑바닥 인생들의 짜릿한 한 판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삶의 의미도, 희망도 없는 이들은 살아가기 위해 가짜 석유를 팔고, 아빠가 남긴 유일한 재산인 볼링장을 지키기 위해 불법 볼링판을 짠다. 영화 스플릿은 이런 밑바닥 인생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이다.

스플릿’(감독 최국희)은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볼링을 소재로 한다. 철종(유지태 분)은 한 때 퍼팩트 게임을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닌 국가대표 볼링선수였지만, 한 순간 사고로 장애를 입고 이제는 낮에는 가짜 석유를 팔고, 밤에는 불법 도박 볼링선수로 경기를 뛴다. 이 경기를 알선하는 희진(이정현 분)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토우 볼링장을 지키기 바쁘다. 큰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두꺼비(정성화 분)에게 빚을 갚고 볼링장을 찾기 위해 브로커로 살아간다.

영화는 볼링 소재 영화답게 볼링장이 주 무대다. 레인에 떨어지는 볼링공, 핀이 넘어가는 소리 등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템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볼링이라는 소재를 100% 활용한 편집과 그 안에서 비롯되는 재미를 잘 끌어냈다.

▲ 영화 '스플릿' 스틸 정성화(위), 도박 볼링 현장 스케치. 제공|오퍼스 픽쳐스
극 초반 눈과 귀로 관객들을 끌어당겼다면, 중반부터는 드라마적 요소로 감동을 준다. 자폐 성향을 가진 볼링 천재 영훈(이다윗 분)과 그를 도박 볼링 세계로 인도하는 철종과 희진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어느순간 유기적으로 연결 돼 있다. 다소 신파적인 요소가 있지만, 어색하지 않게 잘 흘러간다. 또 만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 거리는 철종과 두꺼비의 관계도 명확하게 표현된다.

다만 철종과 영훈, 철종과 두꺼비의 이야기 모두 비중있게 다뤄지면서 설명하는 과정이 다소 산만하다. 볼링 경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도 극을 늘어지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초반 짜릿했던 볼링 경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한편 '스플릿'은 한 물 간 볼링스타 철종과 통제불능 볼링천재 영훈이 펼치는 한판 승부를 그린 작품이다. 러닝타임 121. 15세 이상 관람가. 11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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