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과 그늘이 교차하는 연예계에서 박보검은 사진처럼 수줍게 웃고, 겸손하게 배우며 정상에 섰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전국민이 사랑하는 대세남이 됐다. 박.보.검(23).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구르미 그린 달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대세남’이라는 수식어가 그 누구보다 어울리는 배우가 됐다.

가수가 꿈이었던 박보검은 배우가 됐다. 어린시절 꿈은 배우를 하면서 이뤄내고 있다. 연기를 위해 거문고를 배우고, 승마도 하고 액션도 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OST에 참여하며 소원도 이뤘다. 소중했기에 더욱 행복하고 기쁜 마음이었다.

배우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연기를 하면서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OST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절실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배우에 대한 참 맛을 알아 가고 있었다.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사는게 감사하고 ‘배우’라는 직업은 ‘배우’는 직업이라는 것을 느꼈다.”

지난 2011년 영화 ‘블라인드’에 김하늘의 남동생 역으로 등장했다. 단역이었고, 당시 박보검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훗날 여러 작품에서 보였을때 ‘아 그때 김하늘의 사고뭉치 남동생’이라고 기억을 떠올릴 정도였다. 5년 후, 박보검은 미니시리즈 주연으로 발탁됐다. 그것도 사극이었다. 마냥 좋아할 순 없었지만, 정말 해 보고 싶은 사극이었던지라 즐겁기만 했다.

“그렇게 해 보고 싶은 사극이라서 처음엔 부담감이 없었다. 사극이 아니라면 이토록 아름다운 한복을 입을 기회가 없다.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그런데 왕세자 이영을 알면 알수록 내 행동으로, 내 입으로 표현하기가 버겁고 어려웠다. ‘어벤저스’ 급 캐스팅에 내가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부담감에 어깨가 무거웠다.”
▲ 가을 햇살 아래 생각에 잠긴 배우 박보검. 제공|곽혜미 기자

캐스팅이 확정 됐을 때 즐겁고 신나던 마음은 부담감으로 변했다. 대본 리딩을 할 당시를 떠올리면, 부끄러울 정도로 캐릭터를 파악하지 못 했노라고 고백했다. 자신의 연기에도 확신이 없었고, 담당 PD와 작가들도 자신의 연기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고. 그때 힘을 준 사람이 바로 같은 회사에 소속된 배우 송중기였다.

“촬영이 시작된 후 잘 할 수 있을까 확신이 들지 않았다. 송중기 형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겟다’고 했다. 조언을 받을 수 있는 회사 식구들이 있어서 좋았다. 형이 ‘자신감을 가져라. 네가 하는 것이 정답이다. 자신감을 통해 즐길 수 잇는 시간이 온다’고 응원해줬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 속 캐릭터 이영과 함께 성장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이영은 극이 진행될수록 왕의 덕목을 갖추고 점차 성장한다. 박보검 역시 첫 사극이라 부족한 부분을 이영과 함께 성장했다. 가장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는 이영을 위해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미묘하게 차이를 두려고 노력했다. 대본을 중심으로 분석하려고 했다. 주어진 상황에, 상대의 감정을 이어가려고 했고, 놓치는 부분은 PD님이 내가 그 감정을 상상할 수 있도록 끌어내 주셨다. 또 선배님들은 내 부분까지 섬세하게 봐주시고 조언해 주셔서 이영을 잘 잡아 나갈 수 있었다. 모두 감사하다."

지난 18일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후 잠깐의 휴식을 가졌다. 포상휴가를 다녀왔고, 이미 이영 캐릭터를 떨어내긴 했다. 하지만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사실 캐릭터에서는 잘 벗어나는 편이지만…”이라고 말 끝을 흐렸다.

“사실 이영에게서 헤어나오긴 했다. 옷(캐릭터)을 빨리 벗는 편이라서 빠져나오긴 했는데, 잊고 싶지 않은 캐릭터다. 이 작품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기에 오래 오래 기억하고 싶다. 이미 떨쳐냈지만, 떨쳐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 반듯한 이목구비처럼 박보검은 자신에게 붙은 긍정적인 수식어가 좋다고 했다. 제공|곽혜미 기자

박보검은 바르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수식어도 다양하다. ‘보검복지부’부터 ‘흥보검’ ‘먹보검’ ‘감사보검’ ‘보검매직’까지 어느 하나 부정적인 수식어가 없다. 수식어를 나열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정말 다 좋다. 모두 예쁜 수식어다”고 했다.

“정말 다 좋다. 보검복지부라는 말은 진짜 예쁘다. 수식어가 잘 맞는 것 같다. 내 자신이 흥이 많다고 생각하고, 먹는 것도 좋아한다. 매직보검도 좋다. 제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선한 영향을 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1박 2일’ 식구들이 만들어준 것인데, 아름다운 신조어를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

마지막 관심사는 ‘연애’였다. 연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라온(김유정)이와 연애를 한 것 같은 느낌에 빠지기도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대본만 봤을 때 간지럽고 설레는 장면이 정말 많았다. 대사들이 정말 아름답고 그렇다. 문자로 봤던 것을 육성으로 듣고 표정과 몸짓으로 보니까 자연스럽게 감정이 전해졌다. 나도 자연스럽게 라온의 볼을 툭툭 만지게 되고 그렇더라. 정말 설레는 작품이었다.”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 ‘고맙다’ ‘행복하다’ 등 긍정적인 말만 쏟아냈다. 어떤 배우가 되고싶냐는 질문을 던지지도 전에, 기자에게 “할 말이 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말하고 싶다”고 했다. 

“스태프들이 ‘박보검은 꼭 다시 한번 작업을 해 보고 싶은 배우다’라고 평가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구르미 그린 달빛’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느꼈던 감정을, 그들도 나에게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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