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진 베트남 대표팀 수석코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상암동, 한준 기자] 베트남의 돌풍을 이끈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의 성공기는 ‘원맨쇼’로 이룬 성과가 아니다. 벤치에서 박 감독의 옆 자리를 지키며 의견을 주고 받는 이영진 베트남 대표팀 수석코치는 박 감독의 동반자이자 브레인이다.

지난해 12월 2018년 AFF 스즈키컵 우승, 지난 1월 2019년 UAE 아시안컵 8강의 성과를 거두고 설 연휴를 맞아 한국에서 휴식을 취한 이영진 코치는 스포츠채널 SPOTV의 매거진 프로그램 ‘스포츠타임’에 출연해 지난 1년 간 베트남 축구가 이룬 신화적인 성공의 숨은 이야기를 말했다.

박 감독을 곁에서 보좌한 이 코치는 본래 K리그 대구FC 감독직을 역임했던 지도자. 이미 감독 생활을 하던 이영진은 박 감독의 제안에 다시 코치직을 맡아 도전에 나섰다. 쉽지 않은 결정의 배경은 박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국가 대표 지도자에 대한 경험이다.

“감독님하고 인연이 오래됐고요. 지금 럭키금성, FC서울 전신 팀에 처음 입단했을 때 감독님하고 같은 룸메이트를 한 적 있어요. 선수 생활도 같이 오래했고, 박 감독님이 지도자 생활을 럭키금성에서 할때도 선수로 있었고 94년 월드컵에 박감독님이 트레이너로 가고 저는 선수로 있었고. 개인적인 친분은 많은 편이죠. 전적으로 그런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감독님이 저한테 얘기했을 때, 약간 저도 고민한 부분 있지만 흔쾌히 도전해보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죠.”

“일단 대표팀에 대한 지도자에 대한 경험. 한국이 아닌 베트남이기는 하지만 대표팀으로 지도자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 경험 이전에 감독님과 같이 일하는 인연이 선택에 작용을 많이 했습니다.”

이 코치는 월드컵 대표 선수였고, K리그 감독이었지만 국가 대표 팀의 지도자를 경험해보지 못한 점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보낸 1년 여 시간의 경험은 새롭게 다가왔다. 축구에 방점을 둔 이 코치는 국내에서 일하던 것과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소통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일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어요. 항상 해왔던 일이고. 의사소통이 조금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선수들과 잘 안되니까 그런 게 좀 불편하고, 통역을 통해 항상 대화하고 소통하니 불편한 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시간이 지나니까, 어느 정도 통역 없이도 축구라는 큰 것만 놓고 선수들과 부닥치다 보면 내 의사가 선수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나의 진심이 선수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이 코치는 박 감독이 선수들과 친밀한 스킵십을 전담하고 있다며, 말이 안 통하지 때문에 몸으로 소통한 것이 큰 효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님이 선수들하고 직접적인 소통이 안되기 때문에 몸으로 할 수 있는 소통, 그게 이제 선수들한테 어떤 좋은 부분으로 선수들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제가 받았고. 선수들한테 한 팀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감독님의 장점? 그런 것들이 베트남 팀을 좋은 팀으로 지금 성장 발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드는 것에 큰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해요.”

박 감독이 베트남 선수들과 일체감을 만드는 데 핵심이라면, 이 코치는 박 감독이 마음을 나누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동지다. 감독직을 경험해봤기에 감독의 고충과 생각을 잘 아는 이 코치의 존재는 박항서호의 숨은 힘이다.

“저도 국내에서 감독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감독이 지금 뭘 고민하고 있는지, 뭘 필요로 하고 있는지, 우리 팀이 지금 뭐가 부족한지, 그걸 하려면 뭐를 해야 조금 좋아질 수 있는지, 그런 것들 것을 조금 제가 감독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그런 의사소통이 저와 감독님이 잘 되기 때문에, 또 잘 들어주시고, 그런 부분에서 저는 일하는 데 있어서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죠.”

이 코치는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 경력에 이르기까지 박 감독과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하지만 해외에서 보낸 지난 1년이 지난 오랜 시간 보다 더 깊었다.

“말이 통할 사람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까, 혼자 고민하는 것 보다 둘이 셋이 고민하고 얘기하고, 하는 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그렇긴 해요. 그래도 뭔가 저도 감독님을 의지하지만 감독님도 우리 스태프의 역할에 대해 인정해주니까 일하는 데 있어선 어떻게 보면 재미있게 일하고 있어요.”

“많이 가까워졌죠. 일할 때는 가깝고, 일이 끝나면 각자 시간 좀 가질 수 있게, 제 시간 많이 주시는 편이에요. 충전할 시간을 많이 주는 편이에요. 저번에도 스즈키컵 끝나고는 본인은 베트남 남아서 이런 저런 마무리 하시고 저는 빨리 한국 가서 2-3일 쉬었다 오라고 하시고. 그런 점은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 스포츠타임은 이영진 코치와 와이드 인터뷰는 15일 밤 10시 SPOTV의 ‘스포츠타임’에서 방영된다.

인터뷰는 16일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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