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리그에서 좋은 성적으로 재기 가능성을 엿본 김병현. 멜버른 구단 제공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병현(40·멜버른)의 야구 인생이 다시 뛰고 있다. 예전만 한 화려함도 없지만, 그렇다고 멈춤도 없다. 아직 은퇴의 시기는 아닌 듯하다.

김병현은 지난해 호주프로야구리그(ABL)의 멜버른 에이시스와 계약해 화제를 모았다. 반신반의한 시선도 있었으나 뛰어난 성적을 내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정규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김병현은 시즌 9경기에 출전, 9⅔이닝을 던지며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의 호성적을 냈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팀 내에서도 손꼽힐 만한 숫자다.

호주 리그의 수준은 고려해야 한다. 김병현이 지금껏 거친 한·미·일 수준보다는 확연히 떨어진다. 그러나 질롱코리아의 고전에서 만만치 않은 리그임이 입증됐다. 그런 무대에서 김벙현은 1할7푼1리의 피안타율, 1.14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9⅔이닝 동안 탈삼진도 9개를 기록했다. 질롱코리아의 투수들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다.

호주리그를 지켜본 관계자 A는 “당연히 예전만 한 구위는 아니다. 나이를 속일 수는 없다”면서도 “던지는 요령이 확실히 살아있다. 쉽게 던지는 느낌이다. 호주 타자들에게 낯선 유형이기는 하지만 나이 마흔에 대단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관계자 B는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 보였다”고 인상을 이야기했다.

김병현은 호주리그 진출 전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을 다시 잡은 계기에 대해 “과거 좋았던 폼과 공을 어느 순간 잃어버렸는데, 그 느낌을 한 번이라도 찾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떠난다고도 덧붙였다. 그런 김병현은 투구는 물론 질롱코리아 선수들과 만나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 등 여전한 야구 열정을 과시했다.

그렇다면 김병현은 언제까지 공을 던질까. 자신만 아는 이야기지만 아직 은퇴의 뚜렷한 징후는 없다. 김병현은 2016년 말 KIA에서 방출됐으나 공식적인 은퇴를 말한 적이 없다. 멜버른 입단으로 현역에 대한 미련을 증명하기도 했다.

김병현을 호주에서 직접 만난 관계자들도 은퇴에 대한 공식적인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물론 진로를 놓고 고민할 시기는 맞다. 다만 아직은 미련은 남아있다. 김병현의 투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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