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재덕은 최다 득표를 안겨준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대전 충무체육관은 축제의 도가니였다. ‘2018-2019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의 열기 때문이었다. 4700여 명의 팬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선수들도, 팬들도 승부의 긴장감을 잠시 내려놓고 이 축제를 즐겼다.

올스타전은 오후 5시 10분경 끝났다. 하지만 시상식까지 마친 선수들은 경기장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팬 사인회를 오후 6시 넘어서까지 계속했다. 서비스는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아직 떠나지 않고 자신들을 기다리는 팬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사인은 물론 사진 촬영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추운 날씨에도 팬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올스타전이라 그런 것은 아니다. V-리그 경기가 끝난 뒤 일상적으로 보는 광경이다. 대다수의 선수는 경기 후 구단 버스에 오르기 전 팬들과 시간을 보낸다. 경기에 이겼든 졌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일정상 긴 시간을 보내지는 못하지만 매몰차게 외면하는 경우는 드물다. 배구 팬들도 “팬서비스는 타 종목에 비해 프로배구 선수들이 좋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프로배구는 그런 팬들의 사랑과 자부심, 그리고 선수들의 투철한 의식을 가지고 성장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등 다른 쟁쟁한 경쟁자 틈에서 하나의 확고한 영역을 마련했다. 이는 리그 흥행으로 이어진다. 시청률, 관중 수 등의 가파른 상승세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스타로 클수록, 리그의 인기도가 높을수록 이런 팬서비스는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요청하는 팬들이 많아지면 불가피하게 해주지 못할 때도 생긴다. 하지만 V-리그는 조금 다르다. 스타 선수들도 팬들과의 접촉에 특별한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더 적극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구단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이는 재밌는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지고, 이는 신규 팬들의 유입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KOVO의 한 관계자는 이런 차별화에 대해 “프로배구가 마이너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부터 연맹이나 구단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팬서비스를 많이 강조했다”면서 “그때 교육을 받았던 어린 선수들이 이제는 팀의 주축이 됐다. 솔선수범하니 좋은 문화가 정착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선수들의 의식 자체가 비교적 올바르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 오지영은 팬과 댄스를 선보여 세리머니상을 받았다 ⓒ곽혜미 기자
올스타전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이자 세리머니상을 받은 서재덕(한국전력)은 ‘덕큐리’로 변신해 즐거움을 선사했다. 서재덕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스타이자, 이제는 연차도 제법 된다. 하지만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올스타전에 참가한 스타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빼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서재덕은 KOVO 선수들의 적극적인 세리머니에 대해 “선수들 개인적으로 끼가 많아서 그런지 이런 자리에 와도 자연스러운 것 같다”면서 “프로선수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최선을 다했다. 경기장에 오시면 실망하지 않고 돌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여자부 MVP 이재영도 “팬들이 멀리서 오셨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모든 선수가 이런 자세를 유지함은 물론, 이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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