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잠실, 한희재 기자]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8 KBO리그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 3루 롯데 박시영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날린 LG 김현수가 득점주자 박용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이재국 기자] 김현수는 별명 부자다. '타격기계'라고 하면 단숨에 김현수를 떠올릴 정도로 그를 상징하는 닉네임이 됐다. 나아가 '기계'에 '하느님'까지 합성해 '기느님'이라 불리기도 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아서 '초통령’, 덩치가 커서 '냉장고'라고도 한다. 인기 만화 '짱구는 못말려'에 나오는 맹구를 닮아서 '맹구'라고도 불린다. 그에게 '어떤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라고 물으니 "난 맹구가 제일 나은 것 같다"며 "가장 와 닿지 않나"라고 스스로도 동의했다.

#1. 맹구와 삼계탕

'맹구'는 월드와이드한 별명으로 발전됐다. 볼티모어 시절엔 벅 쇼월터 감독이 전력분석실에 맹구 사진을 붙여놓고 선수들에게 닮았는지, 안 닮았는지 놓고 투표를 하기도 했다. 김현수는 "전력분석을 하는 시간이 있는데 분석실에 들어갔더니 감독이 '앞으로 나와보라'고 해서 나가봤다. 뒤에 뭘 붙여놓고 있어서 뒤돌았는데 맹구 사진이더라. 내가 보기에도 똑같았다"며 웃었다.

김현수는 거침없고 유쾌하다. 먹성 또한 거침이 없다. 늘 "음식이 맛없다는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다. 중·고교 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잘 먹었다. 딱히 몇 인분이라고 정해놓고 먹는 게 아니라 배가 찰 때까지 먹는 스타일. 여전히 먹성이 좋을까. 김현수는 "난 먹는 것에는 슬럼프가 없다. 슬럼프가 와야 하는데(웃음). 운동을 많이 하는 이유도 그 중 하나다. 많이 먹으려고. 먹기 위해 운동하는 거다"라고 대답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뭘까. 꼭 하나만 먹어야한다면 무슨 음식을 선택할까. 김현수는 "하나를 먹어야한다면 삼계탕을 먹을 것 같다"면서 "중학교 땐 영계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일곱 마리는 먹었던 것 같다. 지금은 세 개까지는 완탕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2. 타격기계의 선택은 타율보다 안타

김현수는 2006년 신고선수로 출발해 시즌 막바지에 KBO리그에 데뷔(1경기)했다. 이듬해인 2007년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2008년 0.357의 고타율로 타격왕에 오르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타자 반열에 올라섰다. 1타석만 들어선 2006년, 미국 무대에 도전한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사실상 KBO리그에서 10년간 활약했다고 볼 수 있다.

김현수의 통산타율은 0.323(4519타수 1458안타)이다. 역대 3000타수 이상 타자 중 고(故) 장효조(0.331), 롯데 손아섭(31)과 한화 김태균(37, 이상 0.325)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현역 선수로는 3위인 셈이다. 장효조의 통산타율까지 미치기는 쉽지 않지만, 현역선수 중에서는 1위 싸움을 해볼 만하다.

그러나 김현수는 이에 대해서는 큰 욕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는 "난 (현역선수 중 통산타율) 1위를 다투고 있는 것도 지금 알았다. 아섭이가 타율은 1등할 것 같다. 난 그냥 경기를 많이 나가는 선수에 욕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LG 김현수가 SPOTV 스포츠타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타격기계'라는 별명의 의미는 타율과 안타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는 "타율보다는 안타"를 선택했다. "난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쳐야한다.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안타를 꼽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율 기록'보다는 '누적 기록'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이제 KBO리그는 한 시즌 144경기 체제다. 지금까지는 키움 히어로즈의 서건창만이 유일하게 200안타 고지(2014년 201안타)를 넘어섰지만, 김현수는 손아섭과 더불어 가장 유력한 200안타 도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도 김현수는 부상으로 117경기만 뛰면서 165안타를 기록했다. 144경기로 단순 계산하면 202안타를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였지만 아쉽게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그리고 현재 통산 1458안타를 기록 중이다. 손아섭(통산 1563안타)과 함께 3000안타에 도전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되기도 한다. 앞으로 부상 없이 10년간 활약한다고 가정할 때 1500안타 남짓 필요하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향후 5년간 전성기를 달리며 평균 180안타를 치고, 하향세에 접어드는 시점에 5년간 평균 120안타를 치면 반드시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다.

한 시즌 200안타와 통산 3000안타. 둘 다 역사에 남을 기록이 될 수 있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면? 그는 "통산 3000안타를 골라야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김현수는 아울러 현재 통산 162홈런을 기록 중이다. 통산 3할타율-300홈런-3000안타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그의 남은 야구인생을 지켜볼 만하다.


[스포티비뉴스=청주,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1일 오후 청주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한화 정은원의 파울 플라이를 LG 좌익수 김현수가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3. LG 유니폼 입고 있을 때 3년 안에 우승 도전

모든 선수가 비슷한 얘기를 하지만 김현수도 "2019년 가장 큰 목표는 안 다치는 것"이라고 했다. 누구보다 그라운드에서 오래 뛰고 타석에 많이 들어서고 싶은 욕심이 많은 선수, 꾸준히 경기에만 나선다면 기록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선수. 김현수는 "작년에 다쳐서 많이 아쉬웠다. 안 다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선수들이랑 끝까지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 같이 야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하고 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가을에 야구하고 싶고, 날 추울 때까지 야구하고 싶고, 선수들 다 같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캠프부터 시작하는 선수들 부상자 한 명도 없이 같이 가을까지 가서 다 같이 가을야구 하는 게 소원이다"고 개인으로서, 또 쌍둥이 군단의 캡틴으로서 바람을 나타냈다.

LG는 1994년 우승 이후 24년 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롯데(1992년 마지막 우승)에 이어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다.

손아섭은 스포츠타임 신년 인터뷰에서 "1992년에 난 4살이었다. 내 눈에 눈물 흐르는 날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LG 팬으로 성장한 김현수도 LG 팬들의 눈물과 염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는 "사실 난 원클럽맨이 아니라, 롯데 원클럽맨인 손아섭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면서도 "올해가 아니라도 LG가 3년 안에는 꼭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지난해 LG와 4년간 총액 115억원에 계약하면서 이제 3년의 계약기간이 남았다.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면서 '프로 잔소리꾼'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현수는 팀이 한국시리즈 대권에 도전할 때까지 잔소리를 멈추지 않을 듯하다. 그는 "아무래도 큰 무대를 밟을수록 분명 더 어려워질 거라고 선수들에게 많이 얘기해준다. 항상 말해준다. 가을야구하면 또 어려워지고, 또 어려워진다고. 먼저 그 분위기를 느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한국시리즈에 한번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닦기 위해 잔소리를 더 많이 하겠다"며 웃었다.

이어 팬들에게도 "지금 바로 우승하겠다는 말보다는 기반 잘 다져서 더 좋은 팀이 된 후에 3년 안에 정상권을 노릴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잘 뭉치겠다. 많이 응원해 달라. 겨울에도 같이 야구장 올 수 있는 그런 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 LG 김현수(오른쪽)가 스포티비뉴스 이재국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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