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가 SPOTV 스포츠타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이재국 기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사람 인연은 알 수 없다. 그리고 세상 참 좁다. LG 김현수(31)도 이를 실감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만났던 외국인선수들을 한국에서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팀 동료였던 선수와 한국에서 2년 연속 한솥밥을 먹게 될 줄이야.

#1. 인연 or 악연?!

올해 새롭게 LG 유니폼을 입는 토미 조셉(28)은 김현수가 이미 미국 무대에서 동료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2017년 7월에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되면서 팀메이트가 돼 동고동락했다. 김현수는 조셉에 대해 "정말 성실하다. 홈런을 많이 치고 힘이 좋은 선수였다"고 평가하면서 "비교를 하자면 삼성 러프 선수 정도의 힘이 있지 않나, 러프보다 더 셀 수도 있고. 진짜 파워가 좋은 타자였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적응 여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인 파워와 성실성으로 무장한 조셉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LG의 외국인타자 잔혹사 고리를 끊어낼지 주목된다.

신기하게도 조셉에 앞서 지난해에는 볼티모어 시절 동료였던 투수 타일러 윌슨(30)을 LG에서 만났다. 지난해 윌슨이 한국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선수가 바로 김현수였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미국에 가서 언어가 안 통한 것 자체가 그렇게 힘든 것인 줄 몰랐다. 다시 느꼈다. 한국에 온 외국인선수들이 얼마나 힘든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에 가 있는 동안 동료들이 웃고 있을 때 그는 왜 웃는지를 몰라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지난해 김현수는 윌슨의 적응을 돕기 위해 말동무가 돼 주고, 맛집을 소개시켜 주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 2019년 LG 외국인선수들. 케이시 켈리, 타일러 윌슨, 토미 조셉(왼쪽부터).
짧다면 짧은 2년 동안의 미국 생활에서 많다면 많은 인연의 고리들을 만들었다. 다른 팀 외국인선수들도 구면이 꽤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NC에서 뛰었던) 베넷 선수도 미국에서 같이 있었고, 새로 온 롯데의 제이크 톰슨 선수도 필라델피아 시절 같이 있었다"고 소개하더니 "톰슨은 탁구를 정말 잘 친다. 엄청나게 잘 친다. 내가 탁구로 아주 그냥 졌다. 내가 너무 못 치니까 '동양인 탁구 잘 치지 않냐'고 물어보더라"고 소개하면서 "이번에 만나면 톰슨 선수 볼 열심히 쳐보려고 한다. 탁구로는 졌지만 야구로는 이겨야하지 않겠나. 무조건 이겨야한다"며 웃었다.

조셉이 1루수를 맡으면서 김현수는 익숙한 좌익수에 전념할 수 있다. 그러나 김현수는 "조셉도 쉬는 날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비는 날이 생기면 내가 1루에 나가도 전혀 상관없다. 1루수 미트도 준비했다"면서 "(지난해 9월 4일) 다쳤던 이유는 1루수 준비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잘 했으면 안 다치고 시즌 끝까지 갈 수 있었는데…. 올해는 1루수로 나갈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나가게 되면 아주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나가려 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2. 알아두면 쓸모 있는 김현수 사전

2018시즌을 말할 때 해프닝 하나를 지나칠 수 없다. 5월 18일 잠실 한화전 7회에 헛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배트가 완전히 두 동강 난 것. 배트가 공에 스치지도 않았지만 손잡이 부분만 남기고 부러지고 말았다. 김현수는 "아직도 미스터리"면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2스트라이크가 됐고 런앤드히트가 자연스럽게 걸리는 상황이었다. 스윙을 하는데 뭔가 귀에서 '지지직'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소리지? 난 내 어깨가 찢어진 줄 알았다. 내 어깨가. 그런데 아무렇지 않더라. 어깨에 통증은 없는데 왼손이 가벼워지더라. 부러진 방망이가 날아갔다. (손잡이만) 잡고 있는 오른손이 참 이상했다. '그럴 수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방망이 제조 회사에 그대로 줬다. 환불해달라고(웃음)."

그렇다면 연습 때 치던 방망이였을까. 이미 많은 타격에 충격을 받아 방망이에 금이 가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그는 "난 연습 방망이는 연습 때만 쓰고, 경기용 방망이는 경기 때만 쓴다"면서 "공을 200개, 300개 쳐서 안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 방망이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미스터리"라며 웃어넘겼다.

▲ '김관장'으로 불리는 LG 새 주장 김현수는 동료들이 다치지 않고 올해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한희재 기자
#3. 김관장

김현수는 LG에서도 이제 친근한 형이자 멘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그가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이어가자 후배 선수들이 하나둘씩 배우면서 어느새 그는 '김관장'으로 불리고 있다.

김현수는 "이건 정말 내가 해명을 해야 할 부분인데, (유)강남이가 쓸 데 없이 입을 털어가지고 그렇게 됐다"며 자신이 김관장으로 불리게 된 사연을 설명하면서 "난 그냥 비시즌 운동을 한 거고, 강남이가 '같이 운동해도 되겠냐'고 해서 같이 운동한 거다. 다들 내가 (후배들에게) 새로운 운동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얘기를 하니까 김관장으로 불리고 있는데, 사실은 아니다"며 팩트를 바로 잡으려 애를 썼다. 그러나 '김관장'이라 불리는 데 대해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김현수는 이어 "선수들이 분명히 힘든 것은 있을 거다. 자기들이 겨울에 운동을 했지만 '이런 운동도 있구나' 하고 느낄 것이다. 다들 올해 잘할지 못할지는 모르겠다. 잘했으면 좋겠다. 나와 같이 운동했으니까"라며 팀에 좋은 효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강남이 입이 문제다"고 재차 유강남을 소환했다.

지난해 채은성을 비롯한 몇몇 선수의 성적이 좋아지면서 김관장 아래 회원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롭게 '김관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김현수는 "(김)대현이랑 (최)동환이랑 같이 훈련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투수는 팔꿈치 부상이 많이 일어나까, 개인적으로 두 투수가 안 다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LG 김현수(오른쪽)가 스포티비뉴스 이재국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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