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를 엿보는 나성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NC의 간판스타인 나성범(30)은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그것이 2019년 말이든, 2020년 말이든, 혹은 두 번 모두든 계속 기회를 엿볼 전망이다. NC도 선수의 꿈을 꺾을 명분은 없어 보인다.

나성범은 2019년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에 응할 자격을 얻는다. 2020년 시즌을 마치면 완전한 자유의 몸이다. 실현 여부를 떠나 향후 2년이 최적기다. 그런 나성범은 지난해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에이전시 계약을 했다. MLB의 슈퍼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이끄는 대형 에이전시다. MLB의 수많은 스타, 그리고 예비 스타가 소속 선수로 있다.

계약 내용을 예단하기는 이르다. 낙관도 비관도 할 단계가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에이전시의 이름값을 주목할 만하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구멍가게가 아니다. 철저히 돈 냄새를 맡고 움직인다. 나성범에 손을 내밀었다는 것은 뭔가의 가능성을 읽었다는 의미다. 계약 자체로 나성범을 달리 보기 시작한 정황도 읽힌다. 실제 나성범에 관심을 두고 점검하는 MLB 구단들이 몇몇 있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대개 성공한 계약을 따내곤 했다. 방식도 다양하다. 올해도 그랬다. 메이저리그 계약 시장에서 구단 옵션이나 옵트아웃(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FA 권리를 획득)은 이제 흔한 사례다. 그런데 보라스는 머뭇거리는 구단으로부터 계약을 따내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결정권을 주는 계약이다. 보라스는 이를 ‘swellopt’라고 자랑스레(?) 명명했다.

올해 태평양을 건너는 기쿠치 유세이(시애틀)가 대표적인 사례다. 키쿠치와 시애틀의 계약은 네 번째 시즌부터가 재밌다. 2022년은 양쪽 모두에 선택권이 있다. 시애틀은 6600만 달러(약 741억 원)를 추가로 지급하고 계약을 4년 연장할 수 있다. 시애틀이 이를 포기하면 기쿠치가 1년 더 남을지, 팀을 떠날지 결정한다. 현지에서도 관심을 모았던 방식이었다. 협상 노하우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증명 사례다.

물론 나성범은 앞선 사례와는 조금 다르다. 기본적으로 계약의 ‘덩치’가 그렇게 크지 않을 공산이 크다. MLB 보장 계약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MLB 구단 스카우트들의 평가도 상당 부분 엇갈린다. 하지만 공히 주목하는 것은 역시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등에 업었다는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최대의 이득을 줄 만한 능력을 갖춘 집단이기 때문이다. 나성범이 하기 나름이다.

갈 길은 아직 멀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한다. 상품가치가 떨어지면 제아무리 보라스 코퍼레이션이라고 해도 방법이 없다. 올해가 승부처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이를 잘 아는 나성범도 비시즌 동안 보라스 코퍼레이션 훈련 시설에서 땀을 흘렸다. 도전을 나무랄 이유도 없고, 오히려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도 읽힌다. MLB의 도전할 자격, 대박의 손을 잡을 자격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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