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서희(붉은 상의 입은 이)가 로드FC 여성 파이터 최초로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 홍은동, 스포티비뉴스 이교덕 기자
[스포티비뉴스=홍은동, 박대현 기자] 함서희(31, 팀매드)는 아톰급 세계 랭킹 1위다.

지난해 6월 로드FC 39에서 쿠로베 미나(일본)를 KO로 꺾고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강력한 도전자 진 유 프레이를 1라운드 4분 40초 만에 KO시키고 정상을 지켰다. 박정은(22, 팀 스트롱 울프)을 제물로 여성 파이터 최초 2차 방어에 나선다.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함서희 아성에 도전하는 박정은은 삼보 청소년 국가 대표 출신으로 일찌감치 챔피언과 대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자기 장기를 십분 살려 정면승부 타격전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박정은은 이기면 로드FC 역대 최연소 챔프라는 영광을 맛본다. 현재 기록은 페더급 챔피언 이정영이 갖고 있는 만 22세 11개월 22일.

만 22세 2개월 29일인 박정은이 챔프에 오르면 기록이 약 9개월 앞당겨진다.

웃은 건 함서희였다. 1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에서 열린 로드FC 51 XX(더블엑스) 메인이벤트에서 함서희가 3-0, 만장일치 판정으로 이겼다.

아톰급 챔피언벨트가 걸린 경기. 두 선수는 신중했다. 둘 모두 앞손만 조금씩 움직일 뿐 경기 초반엔 탐색전을 펼쳤다.

함서희가 포문을 열었다. 박정은 얼굴에 원투를 꽂았다. 이후에도 꾸준히 주먹을 뻗어 도전자를 움찔하게 했다.

박정은은 끊임없이 발과 헤드를 움직였지만 함서희 눈엔 타점이 보였다. 끝까지 지켜보고 정확히 주먹을 넣었다.

첫 라운드 3분 가까이 케이지 중앙을 점유한 채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라운드 종료 1분 10초 전 클린치 싸움이 처음 나왔다. 함서희는 목덜미를, 박정은은 등 뒤를 부여잡고 틈을 노렸다. 그러나 둘 모두 유효타를 집어넣진 못했다, 그렇게 1라운드가 끝났다.

2라운드 들어 불꽃이 튀었다. 쉴 새 없이 주먹을 섞으며 '격투 온도'를 높였다.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은 연속 훅. 타이틀전에 나선 두 여성 파이터는 잘 잡힌 기본기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타격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도 함서희가 조금씩 주도권을 챙기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하이킥을 카테고리에 추가해 활용 카드를 늘렸다. 기습적인 클린치 뒤 힘 있는 니킥도 일품이었다. 도전자를 또 다시 케이지에 등을 대게 했다. 

2라운드 종료 10초 전엔 테이크다운을 뺏고 파운딩을 쏟아내 경기를 끝낼 뻔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박정은이 온 힘을 짜냈다. '허리 아래'를 노린 게 주효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중심을 무너뜨려 상위 포지션 확보까지 간 건 훌륭했지만 그 이후 의미 있는 공격을 넣지 못했다. 

오히려 포지션을 빼앗겼다. 함서희에게 계속해서 관자놀이와 턱을 허용했다. '잔 파운딩'이 축적되는 흐름이었다. 마지막 승부수로 하체 관절기를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결국 심판 3인에게 선택 받은 이는 함서희였다. 챔피언은 콘트롤 타임에서 박정은을 압도했다. 큼직큼직한 데미지를 입히지 않고도 영리하게 싸워 여성 파이터 최초 타이틀 2차 방어라는 새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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