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전에 벤치에 앉은 이강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강인(발렌시아)이 프리메라리가 데뷔 기회를 잡았다.

발렌시아는 16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간) 스페인 에이바르의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열리는 라리가 16라운드에서 SD에이바르와 맞대결을 펼친다. 발렌시아는 경기를 앞둔 14일 구단 SNS에 에이바르전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 이강인이 이름을 올렸다.

라리가에서 혼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발렌시아는 지난 시즌과 달리 부진에 빠졌다. 중위권이 촘촘하게 늘어선 상태에서 승점 18점으로 15위를 달린다. 4위 레알마드리드와 승점 차이가 8점 차이에 불과하다.

팀의 상황이 반영된 결정이다. 발렌시아는 주로 4-4-2 포메이션를 구사한다. 2명의 최전방 공격수와 2명의 측면 미드필더를 필요로 한다. 이 와중에 핵심 측면 공격수 곤살루 게데스가 장기 부상으로 이탈해 최소 6주에서 8주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케빈 가메이로까지 부상했다. 공격진에 공백이 있다.

발렌시아가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는 로드리고, 미치 바추아이, 산티 미나다. 미나는 측면 미드필더로도 활약할 수 있지만 주로 최전방에서 뛰고 있다. 이외에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기용할 수 있는 측면 미드필더는 데니스 체리셰프, 카를로스 솔레르, 페란 토레스 정도다. 충분한 공격수들을 보유하지 못했다. 체력 관리 측면은 물론이고 전술적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문제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아스'는 14일 "게데스의 부상이 페란과 이강인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페란은 이번 시즌 1군에 승격된 유망주로 이강인보다 1살이 많다. 이강인은 메스타야에서 경험을 쌓은 끝에 라리가 경기에서 1군 벤치에 앉게 됐다.

이강인이 위기의 발렌시아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4-4-2 포메이션에선 주로 측면에 위치한다. 빠른 발로 측면에서 돌파를 하는 전형적 측면 미드필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중앙 쪽으로 합류해 패스 전개와 주도권 다툼에 도움을 주고, 발렌시아가 보유한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리한 축구 지능 덕분에 가능한 플레이다.

올 시즌 꾸준히 뛰면서 증명한 결과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발렌시아 2군 팀인 메스타야에서 뛰면서 꾸준하게 경기력을 만들어왔다. 최근 에브로와 치른 코파 델 레이 32강 1,2차전에 모두 출전했다. 경기 전체를 쥐고 흔들 영향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플레이는 물론 간결한 패스 연결로 팀의 공격을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가 됐다.

그 활약을 인정 받아 13일 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 소집됐다. 교체 명단에 포함됐으나 출전은 불발됐다. 발렌시아로서도 유로파리그에서 시드를 받기 위해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에이바르는 리그 14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만만한 팀은 아니다. 이강인이 당장 선발로 출전해 경기를 뛸 것으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출전 기회는 분명 올 수 있다. 에이바르전에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더라도 발렌시아가 리드를 잡을 경우 이강인의 출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 자체로도 경험이지만 경기를 잘 푼다면 지속적으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유스 팀에서 메스타야로 '월반'했듯 1군에 월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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