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협이 준비한 진로 가이드 '빅이닝 프로그램' ⓒ SPOTV NEWS
▲ 한 취업 박람회 현장.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방배동, 신원철 기자] NPB(일본야구기구)는 지난달 미야자키 피닉스리그에 참가한 선수 252명을 대상으로 은퇴 후의 삶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교육리그 특성상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80% 이상이었다. 그런데도 '은퇴 후 생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 사람이 156명으로 나타났다. 젋은 선수들도 짧은 선수생활 뒤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한국이라고 다를리 없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드래프트를 거쳐 입단한 332명 가운데 벌써 유니폼을 벗은 선수가 57명이다. 특급 재능이 아니라면 은퇴는 생각보다 멀지 않은 현실이다. 

NPB 조사 결과 선수들이 생각하는 '불안한 이유' 중 가장 많은 응답(복수 응답 가능)은 수입 문제(115표)였다. 진로 문제가 106표로 근소하게 2위. 그 외의 답은 많지 않았다. 3위 상실감이 13표, 세간의 평이 4표였다. 은퇴 후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는 얘기다. 

은퇴 후 희망에 대해서는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일반 회사원이 15.1%로 가장 많았고 대학, 사회인 팀 지도자가 12.3%로 그 다음이었다. 사회인 혹은 클럽 팀에서 계속 뛰겠다가 11.5%, 고교야구 지도자가 11.1%, 해외 진출이 8.7%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차이가 크다. 지난해에는 고교야구 지도자-프로야구 지도자-대학, 사회인 지도자-해외 진출-음식점 등 창업 순서였다. 일반 기업 취업이 1위에 오른 것은 2011년 설문이 시작된 뒤로 처음이다. 그동안은 고교 혹은 프로 지도자 지망이 가장 많았다. 

일본 동양경제신문은 올해 11월 전력외 선수 합동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사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명함을 돌리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30대 연륜 있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그들이 가진 인생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있다고 한다. 

일본은 사무국 차원에서 선수들의 제2의 삶을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 5월에는 2017년 방출 혹은 은퇴한 126명의 진로를 조사했다. 88명이 야구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 선수(프로, 사회인, 독립리그) 외에 코치 8명, 구단 직원 34명이었다. 취업은 18명, 자영업자는 2명이다. 

한국프로야구 선수협회는 지난해부터 은퇴 진로 가이드 '빅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아마추어 지도자, 레슨장 운영과 해외 스카우트 등 직업 관련 교육과 트랙맨과 랩소도 장비 활용 등 야구 데이터 관련 교육이 이뤄졌다. 한편으로는 야구 안쪽이 아닌, 야구 밖의 진로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수협 김선웅 사무총장은 "일본은 은퇴 선수를 데려오려는 사기업의 수요가 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는 선수들에게 재사회화 교육을 정기적으로 한다. 한국은 아직 선수들의 은퇴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단의 협조와 선수들의 관심이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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