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는 성공적인 2018년을 보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타이거 우즈(43, 미국)는 세계 랭킹을 1,185계단이나 끌어올리며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우즈는 지난 3일(이하 한국 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섬 올버니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했다.

출전 선수 18명 가운데 17위. 라운드 내내 쇼트 게임이 난조를 보였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보기 5개를 기록하는 등 타수를 줄이는 데 애를 먹었다.

만족스럽지 못한 스코어로 올해 마지막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우즈는 웃었다. 2018년은 '골프 황제'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프레지던츠컵 홍보를 위해 곧 호주로 출국하는 우즈는 "2018년은 내게 특별한 1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믿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고 미소 지었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우즈에게 특별한 대회다. 단순히 자기 재단이 주최하는 경기여서만은 아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즈는 부활 신호탄을 쐈다. 8언더파 공동 9위를 차지하며 골프 황제 복귀를 알렸다.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간간이 깜짝 실적을 거둬 가능성을 보이다가도 부상 후유증으로 중도 낙마한 전례가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우즈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낙오 없이 PGA 투어를 꾸준히 돌았다.

올 한 해에만 PGA 투어 정규 대회에 18번 출전했다. 라이더컵과 '영원한 라이벌' 필 미켈슨(미국)과 일대일 매치 플레이에도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까지 포함하면 모두 21개 일정을 소화했다. 젊은 골퍼도 쉽지 않은 강행군을 치렀다.

가을에 이르러 결실을 맺었다. 지난 9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대회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80승을 신고한 우즈는 82승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미국)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무려 5년 1개월 만에 입맞춤한 트로피였다. 우즈는 2013년 8월 월드 골프 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오른 뒤 한동안 우승 인터뷰에 초대 받지 못했다.

잦은 부상과 불륜 스캔들, 스폰서와 불화 등이 겹쳐 긴 슬럼프에 시달렸다.

그 사이 세계 랭킹도 1,000위 밖으로 떨어졌다. 언론은 몰락한 황제, 사생활에서 무너진 스타 골퍼라며 우즈 부진을 집중 보도했다.

올해 나아진 몸 상태와 경기력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세계 랭킹도 1199위에서 14위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지난 4일 "메이저 대회 정상을 숱하게 밟았던 우즈가 예전 승리 본능을 회복했다. 마흔셋 베테랑 골프인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호평했다.

많은 팬들은 여전히 1997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어퍼컷을 날린 뒤 그린 재킷을 입던 황제를 기억한다. 그를 통해 골프에 입문한 사람들이 적잖다. 우즈 부활은 PGA 흥행에도 청신호로 기능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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