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도어락'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어느 시대나 도시괴담은 존재한다. 소문이 꼬리를 물고 부풀려지면서 실체없는 공포를 만들어낸다. 영화 '도어락'은 과거 한때 유행했던 도시괴담을 연상케 한다. '당신의 침대 아래 누군가 있다'는 도시괴담 말이다.

영화 '도어락'은 경민(공효진) 혼자 사는 원룸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 후 그 진실을 파헤쳐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경민 혼자 사는 원룸에 직장 상사가 방문했고, 경민이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와 몸싸움을 한 흔적을 남긴채 직장상사가 사망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한다.

영화 초반, 상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외부인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내 현실이라는 것을 밝히고, 그 존재를 경민만 모르고 있다. 이유 없는 두통에 시달라고, 미묘하게 달라진 원룸의 풍경은 경민을 더욱 예민하게 만든다.

경민은 경찰 마저 도움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후배이자 직장동료인 효주(김예원)와 함께 사건에 직접 뛰어 든다. 실체 없는 범인을 쫓기 위해 두려움을 안고 한걸음 다가선다. 그러면서 자신의 집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 사실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진짜 이유가 밝혀진다.

'도어락'은 '현실 공포 스릴러'라는 장르를 내세웠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고,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할 수 있다.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건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침대 아래 사는 사람의 실체 보다는, 그 사람의 목적,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이 더욱 큰 공포로 다가온다. 결국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 소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하고 공포스러운지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듯 하다.

▲ 영화 '도어락'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는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혼자 사는 여성에게 벌어지는 사건은 일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문제와 소통의 단절 등 현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다룬다. 다양한 문제를 다루면서 영화가 이야기 하고 싶은 본질이 흐려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관객에 따라 영화의 표현 수위가 과도하게 잔혹하게 느껴질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영화가 가진 미덕은 바로 공효진의 연기다. 경민 역을 맡은 공효진은 '현실 공포'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연기를 펼친다. 스스로 "스릴러나 공포 영화를 피하는 편"이라고 말한 그는 경민이 어떤 공포를 느끼는지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뒤를 보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여전사보다는 우리의 옆집, 윗집에 사는, 아주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신선한 스릴러를 강조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원룸에 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이야기와 이런 설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는 상당히 오래된 느낌이다. 요컨데 '도어락'은 크게 새로울 것 없는 '현실 스릴러'다. 12월 5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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