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말도, 축구도 직선적이다. 4-0의 압도적 승리를 거둔 우즈베키스탄전의 통계 기록을 살피면 벤투호의 색깔과 지향점을 읽을 수 있는 숫자가 있다.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대표팀은 69.5%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7대3의 일방적인 경기를 하면서도 측면으로 우회하지 않고 중앙 공격을 시도하고 성공한 비율이 높다.

한국의 점유율이 더 의미있는 것은 뒤에서 공을 돌리며 무의미하게 쌓은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격 지역 점유율이 35.46%에 달했다. 중원 지역에서 49.93%를 기록했고, 수비 지역이 14.61%로 가장 낮았다. 우즈베키스탄은 30%에 불과한 점유율 중 공격 지역 점유율이 17.99%에 불과했다. 

▲ 한국-우즈베키스탄전 공격 방향 ⓒ팀트웰브


한국의 공격 방향을 보면 중앙 공격이 45.57%로 가장 높고, 오른쪽 측면이 31.65%, 왼쪽 측면이 22.78%였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오른쪽 측면 44.26%, 왼쪽 측면 31.15%에 이어 중앙 공격은 24.59%로 가장 낮았다.

일반적으로 수비가 밀집하고, 골문을 바로 보는 중앙 공격은 빈도가 적게 나타난다. 그만큼 중앙을 타고 전진해 득점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벤투호는 우즈베키스탄전에 중앙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배경 중 하나는 높은 패스 성공률이다. 쉽게 공을 잃지 않았다. 무려 663개의 패스를 시도하면서 성공률이 92.61%에 달했다. 스페인 대표팀이나 FC바르셀로나 등 패스 축구를 강조하는 팀에서나 볼 수있는 수치다. 우즈베키스탄은 291개의 패스밖에 하지 못하면서 성공률은 83.51%에 불과했다.

높은 볼 점유율에 중앙 공격 빈도가 높았고, 슈팅 숫자도 충분했다. 총 18개의 슈팅이 시도됐다. 적중률도 높았다. 이 이중 무려 10개가 유효 슈팅. 절반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10개의 유효 슈팅에서 4골이 나왔다. 

▲ 한국-우즈베키스탄전 지역별 볼 점유율 ⓒ팀트웰브


중앙을 공략했지만 측면을 타고 전개된 크로스 공격도 활발했다. 90분간 15개의 크로스가 기록됐다. 벤투호가 소유와 중앙 공격에만 집착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측면을 타고 스피디한 공격를 선호하던 한국 축구는 후방 빌드업과 볼 소유 능력을 키우고자 여러 시도를 했으나 오히려 본연의 강점만 잃고 표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투 감독은 한국의 강점에 선진 축구의 전술 틀을 효과적으로 융합하고 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최다 골 차 승리를 거둔 우즈베키스탄은 그의 축구철학이 가장 성공적으로 표현됐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기성용, 정우영 등 기존 주축 선수 없이 벤투호의 게임 모델을 구현했다. 벤투 감독은 "나와 처음 해본 선수들도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잘 따랐다. 선수가 바뀌어도 우리의 플레이가 유지됐다"는 점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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