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파울루 벤투가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패배를 잊었다. 지난 8월 부임 후 6전 3승 3무. 대표팀 감독 전임제가 시작된 1997년 이후 6경기 동안 패배하지 않은 건 벤투 감독이 최초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압도적이었다. 한국은 20일 오후 7시(한국 시간)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벤투호는 11월 A매치 역시 1승 1무, 무패로 마쳤다.

호주 원정길에 오르는 벤투호에는 '미션'이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 속에서 옥석을 고르는 동시에 충분한 검점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쯤되면 '행복한 고민'이라 해야할 법한 일이 생겼다. 손흥민이 소속 팀과 협의로 기성용, 이재성이 휴식으로 제외되고 황희찬과 정우영, 김문환은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 호주전에서는 구자철이 다쳐 조기에 소속팀으로 돌아갔는데도 우즈베키스탄을 압도했다.

주전 입지를 확실히 굳힌 황의조는 또다시 골을 쏘아올렸고, 남태희는 의심을 털어내는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황인범은 중원 사령관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 벤투호가 황의조 득점 등 골잔치를 벌이며 4-0 완승을 거뒀다.ⓒ연합뉴스

잘해서 문제(?)는 점검이 미완에 그쳤다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 내내 우위를 보여 이렇다할 위협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벤투호는 현재 확실한 센터백 조합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주축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던 장현수가 불미스러운 일로 영구제명되면서 안은 고민이다.

김영권-김민재가 새로운 조합으로 떠오르며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으나, 첫 선발 출전한 정승현의 실험대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한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최근 소속팀 가시마 앤틀러스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으로 자시감을 부쩍 얻은 정승현은 이따금 벤투 감독이 혹할만한 발밑기술을 보였다. 하지만 크지 않은 수비 위협에 진가를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골키퍼 역시 마찬가지. 지난 10월 파나마전에서 2골을 내주며 자존심이 퍽 상했을 조현우는 선발 출격했지만, 상대가 우리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던 터라 공을 많이 만져보지 못했다. 빌드업 능력도 자랑할 기회가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

패배 후 나타날 감독의 역량도 '잘해서' 확인할 길이 없었다. 패배 이후 지도자가 어떻게 팀을 평가하고 이끌어 가는냐도 중요한 대목인데 여태 패가 한 번도 없다.

2선과 3선에서 합격점을 많은 많은 선수들 가운데 확실한 카드를 고르고, 미처 다 하지 못한 점검을 염두에 두기. 벤투호는 앞으로 행복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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