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올림픽 팀을 지휘하는 히딩크 감독 ⓒ광저우데일리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한 명의 감독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임한 중국 올림픽 대표팀은 네덜란드 전지훈련과 충칭 완저우에서 진행한 4개국 친선 대회 등 두 차례 소집 만에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중국 21세 이하 대표팀은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지난 9월 출항했다. 네덜란드 전지훈련에서 고전하며 배운 중국 21세 이하 대표 팀은 11월 4개국 초청 친선 대회에서 태국에 1-0 승리, 아이슬란드, 멕시코와 연이어 1-1로 비겨 무패로 2위를 차지하며 대회를 마쳤다.

중국 언론은 벌써부터 히딩크 효과에 반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밝아졌으며, 경기력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초청 대회에서 최약체였던 태국전 1-0 승리 이후 아이슬란드와 비기고, 최강 전력으로 꼽힌 멕시코에게도 1-1로 비기면서 중국 21세 이하 대표 팀은 틀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히딩크 감독은 태국전 1-0 승리를 거둔 선수 중 10명을 바꾸고 아이슬란드전에 임했고, 멕시코전에는 1,2차전에 나선 선수를 절반씩 섞어 기용하며 소집한 선수 대부분을 투입했다. 1997년생 중심의 정예 전력으로 운영되던 중국 21세 이하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1999년생까지 범위를 넓혀 원점부터 경쟁했다.

히딩크 감독은 광저우일보와 인터뷰에서 "두 번의 소집 훈련을 통해 선수들에게 문을 열었다. 11명만의 경쟁이 아니다. 좋은 팀은 11명이 아니라 포지션별로 더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11명의 선수만 뛰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서 기쁘다. 선수들이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도와야 강한 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을 경쟁시키면서도 자신감을 주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중국 21세 이하 대표 선수들은 무서울 것으로 예상한 히딩크 감독이 소집 기간 내내 농담을 하고 먼저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며 반겼다. 히딩크 감독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긴장하지 말고 경기를 즐겨라"라며 경기를 즐기면서 부담없이 전력을 쏟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는 실수를 누가 적게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실수를 아예 하지않으려는 강박이 아니라 실수를 차츰 줄이며 경기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중국 축구에 히딩크 감독의 축구 철학이 녹아들면서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스스로 무너지던 중국 축구도 바뀌기 시작했다. 

태국에 이기고도 "팀 플레이가 부족했다"고 질타했던 히딩크 감독은 아이슬란드와 두 번째 경기에서 "투혼을 봤다"고 했다. 멕시코와 19일 대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아름다운 경기였다"고 이례적으로 칭찬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끌려가고 공을 잃었지만 곧 적응했고, 동점골까지 만들었다. 우리는 지지 않았고, 대회를 2위로 마쳤다"며 성장했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라오스와 2020 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 J조에 속했다. 2019년 3월 열릴 예선전을 돌파해야 올림픽 최종 예선격으로 열릴 2020년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 나설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과 함께 지켜본 중국이 올림픽 본선에 오를 정도의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본선 진출이라는 과업을 이루는 자신의 임무를 차근차근 접근하고 있다. 그는 1,2차 소집 훈련, 그리고 첫 공식 경기를 치른 뒤 선수들의 태도가 바뀐 것이 고무적이라며 향후 발전 가능성을 기대했다.

"선수들의 태도가 좋았다. 전체적인 퍼포먼스는 보통 수준이다. 이 대회를 통해 우리는 강팀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우리 팀은 배우는 것이 시급하다. 이 대회를 통해 중국 올림픽 팀이 경쟁력이 있고, 미래에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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