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범이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이를 초월한 존재감을 보였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꺾은 한국 대표팀은 벤투 감독의 플랜B가 아니라 미래를 보여준 예고편이었다. 미드필더 황인범은 나이를 초월한 존재감으로 벤투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우즈베키스탄전에 출전한 선수 중 황의조(26, 감바오사카), 문선민(26, 인천유나이티드), 나상호(22, 광주FC), 황인범(22, 대전시티즌), 이진현(21, 포항스틸러스), 정승현(24, 가시마앤틀러스), 박지수(24, 경남FC) 등 6명의 선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도 만 30세 이하인 젊은 선수들이다.

이들 외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석현준(27, 스타드 드 랭스), 주세종(28, 아산무궁화) 등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시점에 신체적으로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나이대다.

2019년 UAE 아시안컵 이후 은퇴 의사를 밝히고 있는 기성용(29, 뉴캐슬유나이티드)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하며, 손흥민 의존증을 극복해야 하는 한국 대표팀은 두 선수 없이 치른 호주 원정에서 의미있는 발견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초반 3경기에 연속으로 황인범을 교체 투입했고, 파나마전부터 호주 원정 2경기는 내리 선발 출전시켰다. 

황인범은 4-2-3-1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을 혼용하는 벤투 감독 체제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다. 파나마전에는 기성용, 남태희와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 형태로 뛰었고, 호주전은 구자철과 짝을 이뤄 후방 빌드업을 맡았다.

가장 돋보인 경기는 주세종과 짝을 이뤄 2선 공격수 바로 뒤에서 상황에 따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맡은 우즈베키스탄전이다. 황인범은 대전시티즌 시절에도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 등 FC바르셀로나 출신 선수들과 비교되며 섬세한 볼 컨트롤 능력과 볼 배급 능력, 경기 조율 능력을 인정 받았다.

벤투 감독도 부임하고부터 중앙 지역에서 경기를 만드는 과정에 황인범의 영역을 만들고,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다. 대선배 기성용이 빠진 소집, 2선 공격 지역에서 프리롤을 맡아 영향력이 높던 손흥민이 빠지자 황인범이 더 자유롭게 플레이했다. 황인범의 움직임에 따라 공격 형태 스위칭이 이뤄지고, 공이 살아 움직였다.

황인범이 직접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남태희가 넣은 전반 9분 선제골의 기점이 됐고, 이후 활발했던 한국 공격 과정 대부분에 기여했다. 

황인범의 자신감 있는 플레이에 비슷한 나이대 선수들도 힘을 냈다. 큰 점수 차로 앞선 상황에 경기한 나상호, 이진현 등도 A매치 레벨에 무난히 녹아들며 자신이 가진 기술을 보여줬다.

센터백 정승현도 벤투 감독 부임 후 첫 선발 출전에서 빌드업과 수비 커버 모두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한국 축구의 미래 중심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 축구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황인범이 빠르게 중심 선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2019년 아시안컵 이후 짜여질 새판의 중심이 될 선수들을 우즈베키스탄전에 봤다. 손흥민이 초반 1,2차전에 뛸 수 없고, 기성용의 은퇴가 암시되고 있으며, 구자철이 다시금 부상으로 쓰러진 와중에 새로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 선수들이 플랜B 그 이상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돌아온 이청용, 아산무궁화의 주세종은 이들에게 필요한 경험을 제공하며 적절히 녹아들었다. 호주 원정 3기 멤버는 벤투호의 플랜B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예고편일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