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중책을 맡아야 하는 넥센 히어로즈 포수 주효상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을 거의 어린 포수 2명으로 치렀다.

지난 5월 23일 주전 포수 박동원(28)이 준강간 혐의로 피소된 뒤 경찰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로 넥센은 김재현(24), 주효상(21)이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쓰며 안방을 지켰다. 9월 확대 엔트리 이후엔 김종덕(25)도 1군에 올라왔지만 백업 정도의 임무를 맡았다.

포스트시즌에는 김재현과 주효상만 포함됐다. 두 선수는 공수 작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며 넥센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김재현은 군 문제 해결을 준비하고 있다. 여전히 재판이 지지부진하게 길어지고 있는 박동원과 함께 김재현도 전력에서 빠지고 나면 넥센은 내년 주효상이 유일한 주전 포수가 된다.

주전 포수는 공수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일반적인 선수 1명을 뛰어넘는다. 팀 투수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면서 경험을 쌓아야 하고 공격에서도 어느 정도 팀 타선을 뒷받침해줄 수 있어야 한 팀이 시즌을 무탈하게 치를 수 있다. 주전 포수가 빠진 팀들 모두 포수 육성에 올인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짧은 휴식을 취한 장정석 넥센 감독은 19일부터 다시 고척과 화성을 오가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다른 팀에 비해 그나마 육성에 뛰어난 팀이지만 포수 자원이 부족한 것은 감독에게도 걱정거리. 장 감독은 20일 '스포티비뉴스'에 "안그래도 내년 시즌에서 가장 걱정되는 점이 포수다. 주효상 외에 수비 좋은 유망주가 2명 정도 있지만 포수는 아무래도 경험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양의지, 이재원 등 좋은 포수 자원이 2명이나 FA 시장에 나와 있지만 넥센이 외부 영입을 위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 반대로 넥센이 가장 적극적으로 잘하는 트레이드도 전력 보강을 위한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장 감독은 이에 대해 "여러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신중하게 말했다.

내년부터는 메인 스폰서가 넥센타이어가 아닌 키움증권으로 바뀌면서 키움 히어로즈(정식 명칭은 미정)로 팀이 다시 태어난다. 팀의 이름처럼 또 다른 포수 영웅이 새로 탄생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넥센이 어떻게 포수 자원을 얻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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