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동네사람들'에 출연한 배우 이상엽. 제공|씨앤코이앤에스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이상엽이 영화 ‘동네사람들’로 스크린에 본격 도전장을 던졌다. 그의 말을 빌자면 “내 영화 입니다”라고 말하는 첫 영화가 바로 ‘동네사람들’이다.

첫 소감으로 “큰 스크린에 내가 나오는게 감격스럽고 신기했다”고 했다. 재미있고 좋은 감정이 들었다. 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데뷔한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드라마에 비해 영화 작품 수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이상엽에게 온 작품이 ‘동네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시나리오를 본 뒤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럴만 했다. 여고생이 실종 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마동석)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으면서 밝혀지는 비밀을 담은 이야기에서, 그 비밀을 품은 동네 사람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이상엽은 실종 여고생이 다녔던 학교의 미술 선생님 지성 역을 맡았다. 뭔가 모르게 의뭉스러운 인물이다. 내성적이지만 학생들에게 다정다감 했고, 잘생긴 외모와 만나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자신이 없었다. 감정의 나락으로 떨어지겠다는 생각과 함께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을 만나 솔직하게 자신이 없다고 이야기 했다. 감독님 역시 ‘나도 어렵다’고 하더라. 함께 만들어 보자고 했다. 믿음이 갔다.”

임진순 감독의 ‘나 역시 어렵다’는 말에 믿음이 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엽은 “솔직하게 오픈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 감독의 말 속에서 진심을 느꼈다.

▲ 영화 '동네사람들'에 출연한 배우 이상엽. 제공|씨앤코이앤에스

같이 만들어가는 것에 끌렸고 선택을 했다. 그만큼 지성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하지만 첫 촬영부터 무너지고 말았다.

“손을 닦는 장면이었다. 스무 번 넘게 다시 촬영을 했다. 내 생에 가장 많은 NG를 냈다. 보통 아닌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찾아가는 과정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지성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제대로 표한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이다.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진심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표현 방식 만큼은 잘못됐다. 이는 지성의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영화 속에 단서가 나오기도 한다. 지성의 어린시절 사진이 있는데, 각기 다른 사진에서 찢어 붙인 것이다. 엄마의 부재와 아빠의 학대, 가족들이 각기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할 줄 안다. 학대만 받았기에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을 했던 것 같다. 지성은 정말 잘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상엽은 이런 불안한 감정을 품으며 자라온 지성을 표현하기 위해 상대에 따라 다른 연기를 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눈빛과 표정이 달라진다. 지성이 쓴 안경은 가면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성은 사람을 잘 바라보지 않지만 유진(김새론)과 눈을 마주한다. 하지만 유진을 지키고자 할 때 아버지와도 눈을 마주한다. 안경 역시 자신을 가리기 위해 쓰지만, 순수하게 잘 해주고 싶은 아이를 만났을 때는 안경을 벗고 목소리도 달라진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톤이 달라지더라.”

최근 이상엽의 행보를 보면 악인이 많았다. 그 후 달라진 점이 있었다. 인상이 차워보인다는 것.

그는 “이전까지는 그 누구도 나에게 차가워 보인다고 한 적이 없었다. 드라마 ‘시그널’ 이후 차가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캐릭터의 영향이다. 이 영화가 개봉한 후 사람들이 어떻게 봐줄까 걱정도,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 영화 '동네사람들'에 출연한 배우 이상엽. 제공|씨앤코이앤에스

이상엽은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동네사람들’에 출연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 지점도 그 때문이었다. 역할에 따라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하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이겨내고 떨쳐내는 것도 이상엽에게는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했다.

“어두운 역할 때문에 내가 변한 것일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많이 어두워진다. 너무 길어지면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고 힘들다. 회복하는 포인트를 찾으려고 한다.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신인 때 부터 날 잘 아는 사람을 만나서 힐링을 받는다. 이번에는 의도치 않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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