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여곡성'에 출연한 배우 서영희. 제공|스마일이엔티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서영희는 스스로 “피 분장이 잘 어울린다”는 농담을 했다. 그동안 그가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을 보면 우스갯소리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배우 서영희 하면 영화 ‘추격자’ 속 서영희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먼저 떠오른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후에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스릴러에 강세를 보인 서영희가 국내 공포영화의 레전드로 불리는 ‘여곡성’에, 그것도 신씨 부인으로 출연한다니 기대가 모이지 않을 수 없었다.

1986년에 개봉한 ‘여곡성’에서도 신씨 부인은 엄청난 카리스마와 아우라를 뿜어낸 인물이다. 서영희는 “뭔가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어색하지 않게 묻어 나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믿음이 가는 신씨 부인”이 서영희의 희망이었다.

서영희는 ‘여곡성’에 출연하기 전 감독을 만났던 당시를 회상했다. 신씨 부인을 맡은 서양희 만큼이나 감독 역시 부담이 클만한 작품이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은 ‘여곡성’ 리메이크에 해당됐다. 유영선 감독은 서영희에게 “믿는다”고 했다.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믿겠다고 해 주시더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이었다. 같이 만들어 보자고 했다. 날 믿겠다고 한 것처럼, 감독님을 믿게 만들어줬다. 감독님을 믿고 공포에 도전한 것이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영화 '여곡성'에 출연한 배우 서영희. 제공|스마일이엔티

원작을 보지는 못했지만, 서영희 역시 공포 영화를 즐기는 관객 중 한 명이었다. 그것은 ‘여곡성’에 함께 한 이유 중 하나였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에 매력을 느꼈고, 출연까지 이어졌다고.

“생각만 하는 일들 아닌가. 재미 있을 것 같았다. 어렸을 때 고전 공포 영화를 좋아했던 사름으로 궁금하기도 했다. 피 분장과 (사극의) 머리, 영화에는 없지만 공동묘지 등 고전 공포의 분위기가 궁금했다.”

수 많은 것들 중 가장 궁금했던 것, 기대 했던 장면은 단연 ‘지렁이 국수’였다. 원작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과 같은 마음이었다. “기대 보다는 잘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던 장면이었고, “원작의 실제 지렁이를 어떻게 이길까 걱정”이 들었다.

“CG가 더해진 지렁이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통통하고 징그럽게 잘 나온 것 같다. 내 역할도 걱정이었지만, 지렁이 국수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하하.”

그렇다면 촬영을 하면서도 무서웠던 장면은 있었을까. 공포 영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관객이고, 상황에 대한 공포를 많이 느끼는 편은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신씨 부인이 닭 피를 먹는 장면은 무서웠다고.

“본의 아니게 닭과 뽀뽀를 해야 했다. 촬영 전 소품을 보는데 ‘어떡하지’라는 말이 계속 나오더라. 만질 수 있기까지 오래 걸렸다. 소리를 지르면서 촬영에 들어갔다. 닭 소품과 친해지고 적응이 되니까 괜찮았는데, 그렇게 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 영화 '여곡성'에 출연한 배우 서영희. 제공|스마일이엔티

마지막으로 서영희는 관객의 칭찬에 대한 소망을 드러냈다. “잘 했다”는 말이 그립다고 했다.

“자꾸 고생했다는 말을 하는데, 그 말 보다는 잘 했다는 이야기가 듣고 싶다. 고생했다는 말은 들은 만큼 들은 것 같다. 하하. 모두 각자 위치에서 그 정도의 고생은 하면서 산다고 생각한다. 우리(배우)의 고생이 밖으로 보여서 더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고생은 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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