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염정아.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완벽한 타인'에는 다양한 부부가 등장한다. 이제 막 결혼한, 나이차가 많이 나는 신혼부부와 갓 스무 살에 만나 벌써 성인이 된 딸이 있는 부부, 철저한 상하관계로 부부 생활을 유지하는 부부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이들 중 염정아와 유해진이 연기한 부부는 권태를 느끼는, 상하관계로 부부생활 중인 태수-수현 부부다. 태수(유해진)는 가부장적인 남편이자 변호사다. 보수적인 성격으로 뻣뻣하고 바른 생활의 표본이다. 수현은 그런 남편과 시어머니, 세 아이들에게 치인 주부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SNS 문학반에서 친구도 만들고 남다른 재능도 발견했다.

실제로 염정아는 배우로 대중 앞에 서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공감 가는 부분도 있고, 염정아 부부와 닮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었다.

"우리 부부는 다르다. 남편은 강압적이지 않고 훨씬 다정한 스타일이다. 나도 순종적인 면이 있기도 하지만 수현처럼은 아니다. 나와 수현은 닮은 부분이 있긴 하다. 내가 연기를 했으니 분명 나와 닮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콕 집에서 어떤 부분이 닮았다고 말하긴 어렵다."

▲ 영화 '완벽한 타인' 염정아-유해진 스틸.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영화에는 다양한 부부가 등장하지만 모두 현실에 있을 법 하다. 비현실적이거나 판타지 같은 부부는 없다. 누구나 크고 작은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염정아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부부는 누구였을까. 역시 자신이 연기한 수현-태수 부부였다.

"석호 부부는 부족한 것이 없다. 하지만 쇼윈도 부부 같다.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을 했지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심지어 여자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산다. 신혼부부도 문제가 많다. 우리 부부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가 제일 현실적이다."

'완벽한 타인'의 소재이기도 한 휴대전화 게임에서 가장 자신 있어 했지만 누군가에게 걸려온 전화로 인해 친구 예진(김지수)에 대한 자격지심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 자신이 상처를 받기도 한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게임을 함께 해 보고 싶은 친구가 있냐는 물음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단 친구의 휴대전화가 궁금하지 않다.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나에게 감추고 싶은 것이 있을 수 있지 않는가. 그런 부분을 내가 알아서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상처를 받을 것 같다."

영화 속 수현이 감추고 싶었던 것은 휴대전화가 아니었다. 자신만의 은밀하지만 소극적인 일탈이다. 시와 소설을 쓰면서 대리만족을 했다. 수현이 행한 일탈로 상징되는 시와 속옷은 닮은 지점이 있다.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과 속으로 감춰 입는다는 것이다.

"그런(보수적인) 남편 앞에서는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다. 날 봐주지도 않는 남편이다. 내 불만을 들어줄 남자도 아니다. 굳이 이야기를 해 봐야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김소월(극중 인물)과 통화를 한다. 부딪혀 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도 안 되니까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속으로 감추면서 표출하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현은 보수적인 남편과 시어머니, 아이들에게 치여 살아왔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무엇을 잘 하는지도 모른 상태로 말이다. 현실의 염정아는 달랐다. 물론 육아로 인해 잠시 일을 내려놓기도 했지만 마음은 달랐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작품을 읽지 않았다. 그 안에는 내가 원했던 작품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에 내가 할 일은 육아라고 생각했다. 내가 낳아놓고 같이 있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애들이 정말 예뻤고, 남편이 가정적이다. 혼자서 외롭게 육아를 하진 않았다."

▲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염정아.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육아를 했을 때도 행복했지만 복귀 후 연기를 하는 지금 역시 행복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역할보다는 장르에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배우 염정아의 꿈이었다.

"역할보다는 뮤지컬 영화를 해보고 싶다. 국내에서는 잘 만들지는 않는다. '맘마미아' 같은 영화를 만들면 출연하고 싶다. 노래는 하면 할 수 있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20대 때는 많이 즐겼다. 안한지 오래 됐지만, 역할을 맡으면 연습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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