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5회 대종상 영화제 포스터. 제공|대종상 영화제 사무국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대종상 영화제가 도무지 되살아날 기미가 없다. ‘대충상 영화제’ ‘대신상 영화제’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던 대중상 영화제가 이제는 ‘불통’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열린 제 5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대리수상이 남발됐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진행을 맡은 신현준은 매회 트로피 몇개는 품에 안았다. 대리수상자 마저 없을 경우 신현준은 순발력을 발휘해 대리수상을 자처했다.

올해는 대리수상자까지도 섭외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대종상 영화제 측의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섭외된 대리수상자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해당 영화 관련자, 심지어 제작사 대표가 시상식에 참석했음에도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 무대에 오르는 일이 발생했다. 영화 ‘남한산성’의 일이다.

우여곡절 속에 시상식은 끝났다.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영화와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 대리수상자로 나서 제작사 대표가 허탈하게 착석해야 했고, 신현준은 여전히 대리수상을 자처했지만, 최소한 시상식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영화와 관련 없는 사람이 뜬금없이 대리수상자로 나선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대종상 영화제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리수상자를 섭외한 것은 인정했지만 그 이유를 제작사에게 돌렸다.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남한산성’의 음악상과 촬영상의 대리수상자는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했다”는 것이 대종상 영화제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대종상 영화제에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 ‘남한산성’ 제작사의 대표는 시상식에 참석했고, 자신이 제작한 영화가 수상을 했지만 다른 사람이 트로피를 품에 안는 것을 바라봐야만 했다. 시상식이 끝난 후 대종상 영화제 측의 유감까지 들어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심지어 대종상 영화제는 내부 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다. 김지연 대표가 무대에 올라 “시상에 차질이 있었던 것 같다. '남한산성' 음악감독인 사카모토 류이치의 대리 수상자로 내가 참석했는데,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한 말을 토대로 트로피 행방을 찾았다. 해당 트로피는 제작사에서 회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종상 영화제 내부에서는 알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는 23일 오후 대종상 영화제 사무국에 전화를 걸어 대리수상과 트로피에 대해 물었다. 영화제 측은 한사랑이 받아간 트로피에 대해 “우리도 현재 확인중이다”고 말했다. 대종상 영화제의 공식입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결국 대종상 영화제는 시상식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사건을 ‘연락이 닿지 않은 제작사’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유추했을 때 내부 소통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리수상자를 영화제 측에서 정리 했음에도 중계 카메라에 김지연 대표가 잡힌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종상 영화제는 시상식 진행에 차질이 있었던 것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내부 소통부터 먼저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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