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의 명예, 경찰축구단의 명예를 지킨 이한샘 ⓒ한국프로축구연맹
▲ 프로축구연맹 부정 방지 교육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신문로, 한준 기자] 한국축구를 거대한 불신의 나락으로 떨어트린 것은 2011년 터진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이다. 7년 만에 찾아온 축구의 봄을 앗아갈 뻔한 위기가 지난 9월 있었다. 

전 국가대표 선수인 장학영이 경기를 위해 선수단 합숙 호텔에 있던 아산무궁화 선수 이한샘에게 연락해 고의 퇴장을 제안하며 5000만원을 건네려 했던 사건이 벌어졌다. 

이한샘은 곧바로 신고했고, 장학영이 긴급체포되며 일단락됐다. 당초 승부조작을 제안 받은 선수의 실명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곧바로 이한샘이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공개됐다. 

이번 일은 실시간으로 승부조작 제안과 검거가 이뤄진 첫 번째 사례다. 김진형 연맹 홍보팀장은 "선배가 불러서 갔는데 그런 제안을 하길래 거절하고, 구단에 바로 그 사실을 얘기하고, 구다는 클린센터에 곧바로 신고했다. 연맹은 핫라인을 통해 알게 됐다.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검거했다"고 알렸다.

김 팀장은 "2011년에 하도 크게 대인 적이 있어서 많은 교육을 했다. 사실 연맹 입장에선 핸드폰을 압수하거나 조사를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교육 밖에 없다. 지루할 정도로 한다. 그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연맹은 지난 2011년부터 경기 관련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매뉴얼을 구축하고, 총 13개 영역에서 다양한 부정방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맹이 펼치고 있는 상시 활동으로는 ▲ 선수단 및 구단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정방지 순회교육(연 4회), ▲ 선수단 대상 면담과 일지 작성(연 4회), ▲ 매 시즌 시작 시 선수단 전체가 부정방지 서약서 작성, ▲ 부정행위 징후 발견 시 즉시 신고 가능한 K리그 클린센터 및 핫라인 운영(연중 24시간), ▲ 신고자 포상 및 자진신고제도, ▲ 연 10회 이상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부정방지 예방 문자 발송, ▲ 경기장 및 중요 거점에 부정방지 포스터 게시, ▲ 구단 부정방지 활동 담당자 지정 및 교육 등이 있다.

또한 K리그 경기 진행 중에는 ▲ 경기장 내 불법중계자 감시원 운영, ▲ 부정방지 활동 전광판 홍보, ▲ 이상징후 감시 시스템 운용, ▲ 경기 영상 불법 스트리밍 사용 적발 시스템 운용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경기 후에는 K리그 전 경기를 대상으로 한 영상분석을 진행중이다.

연맹은 이한샘 사건의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제보가 승부조작 브로커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축구 쪽에 이렇게 접근했다가 잡힐 수 있다는 예시가 되서 브로커들의 (활동에) 큰 제한을 줄 것이다. 부정과 비리를 미연에 막을 계기가 됐다."

이한샘은 경찰축구단에서 포상휴가를 줬다. 연맹도 이한샘에게 최소 1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규정된 포상금 지급을 상벌위원회에 건의한 상황이다. 5천만원의 유혹을 거절한 이한샘은 더 큰 것을 얻게 됐다. 

김 팀장은 "아직도 승부조작 브로커가 활동하고, 횡행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과거해 가담했지만 지금은 참회하고 바른 삶을 사는 선수들이 가끔 연락한다. 이번에도 연락이 왔다. 이구동성으로 돈 잃고 인생 잃고 다 잃는다고 한다. 몇몇은 이미 망가진 인생이라 부정방지 교육에 직접 나와서 선수들에게 나처럼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하기도 한다"며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축구계의 노력과 선수들의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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