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스타 주세종과 아산 축구 유망주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붉은 악마는 파나마전 도중 경찰청을 규탄했다.


[스포티비뉴스=신문로, 한준 기자] ‘복무기간 중 의경이 폐지되면 일반병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경찰청이 선수 선발 중단을 공식화했다. 지난 9월 일방적인 통보에 반발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을 비롯한 체육계의 반발에 경찰청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야구연맹에 15일 공문을 보냈다. 더 이상 대화는 없다는 듯 고자세를 보였던 경찰청의 자세가 누그러졌지만, 공문의 내용은 더 이상 선수 선발이 없다는 내용을 확정한 것이었다.

경찰청이 선수 선발을 중단하면 아산시와 협약을 맺고 운영 중인 아산무궁화 축구단은 해체된다. 아산은 전역 선수를 제외한 14명의 선수가 남은 상태다. K리그는 20명의 엔트리를 구성해야 참가가 가능하다. 2019시즌부터는 리그를 뛸 수 없다. 다른 뛸 수 있는 대회도 없다. 

아산무궁화가 해체되면 남은 14명의 선수들은 어떻게 될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제치고 손흥민의 쐐기골을 도운 주세종을 비롯한 현 아산 선수들은 현역으로 잔여 복무 기간을 소화하게 된다. 김진형 연맹 홍보팀장은 “주세종 선수가 똑같이 경찰서나 경찰대학에서 보초를 서거나 하는 형태로 복무하게 된다”고 했다. 축구 경력이 완전히 단절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측은 16일 브리핑을 갖고 “전년도에도 썼지만 의경이 폐지된다고 결정되면 일반병으로 전환될 수 있고, 서약서도 써왔다”고 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고, 서약서까지 썼지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결정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의경 제도는 폐지가 예견됐지만 단계적으로 감축 중이다. 체육요원만 유예기간 없이 폐지되는 것은 부작용이 심각하다.

연맹은 “유도 등 일반 종목은 추가 선발 없이 잔여 선수들이 잔여 복무 기간에 대회 참가 등으로 운동할 수 있지만 축구, 야구 등 단체 종목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미팅 한 번 만 했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아산의 해체는 단순히 몇몇 선수들의 병역 의무 때문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아산은 연령별 유소년 팀도 운영 중이다. 고교 단계인 18세 이하 팀의 경우 프로 산하 팀이고, 추후 시민구단 전환 등을 내다보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유망주들이 뛰고 있다. 

“이렇게 중도에 팀이 없어지면 내년에 당장 유소년들이 뛸 곳이 없어진다. 내년에 부랴부랴 팀을 찾아도 새로운 팀에서 주전으로 뛰기란 어려워 진다. 중요한 시기에 날벼락이 닥치게 되는 것이다.”

아산이 기존 14명의 선수를 유지한 채 빠르게 시민구단으로 전환, 우선 잔여 엔트리만 선발하는 절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아산시가 시민구단으로 축구단을 창단하기 위해 사전 분비와 시의회의 공감, 조례안 제정, 예산 마련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시간이 촉박하다. 2019년 예산은 이미 9월께 마무리됐다. 아산도 안산처럼 무궁화축구단을 통해 시민구단 창단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단계적으로 진행하려던 사안이다. 아직 뿌리를 다 내리지 못했다. 

연맹을 비롯한 축구계가 원하는 해결책은 분명하다. 선수 선발 중단을 1년 유예하는 것이다. 선수 선발 중단을 1년 유예할 경우 복무 기간도 18개월로 줄어들어 새로 뽑은 선수들의 경우에만 마지막 해 상반기에 일반병으로 생활하는 것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기간 아산시가 시민구단 전환 등의 작업을 준비할 수 있다.

연맹은 “경찰 축구단 관련 여론이 국회도 많이 관심 갖고 경찰청에 질의하고 있다. 몇몇 의원이 질의하니 경찰도 쉽게 넘어갈 사안 아니라 생각해서인지, 15일 경찰청에서 우리와 KBO와 같이 회의 했다. 축구단은 경찰대학에서 관리하니까, 경찰대학에서도 대책회의하자고 했다. 희망이 섞인 단계는 아니지만, 오늘(16일)도 회의를 할 예정이다. 기대만큼 될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변화는 있다”며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는 생긴 상황이라고 했다.

충청남도에는 프로 축구팀이 없다. 충남에서 축구의 메카로 통하던 천안시에서 16일에 한국 대표 팀과 파나마의 경기가 열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A매치 4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하며 시민들의 축구 열기가 뜨거웠다. 바로 옆인 아산에서는 축구를 살려달라는 절규가 있었다. 천안종합운동장 앞에서 서명 운동이 벌어졌고, 붉은 악마는 경기 도중 경찰청을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걸었다. 국민적 질타에 경찰도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산시와 프로축구연맹, 경찰대학 측이 머리를 맞대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충남도지사도 도민프로축구단 창단 계획 등을 언급하며 충남 축구 살리기를 위한 움직임이 보이는 상황이다. 축구인들과 축구팬, 연맹의 적극적인 노력 속에 아산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의 장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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