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암수살인'에 출연한 배우 주지훈. 제공|쇼박스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암수범죄란 해당 범죄가 실제로 발생했지만,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에 인지돼도 용의자 신원파악 등이 되지 않아 공시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범죄를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암수살인은 말 그대로 그 범죄가 살인인 것을 뜻한다.

영화 '암수살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감옥에서 자신의 암수범죄를 자책하는 살인범과 살인범의 말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주지훈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아무런 가책없이 저지르고, 그 사건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살인마 태오 역을 맡았다.

극중 태오는 이미 살인혐의로 수감된 상태다. 형민(김윤석)을 콕 집어 오직 그에게만 추가 살인을 자백한다고 한다. 진실을 알려주는 대가로 형민에게 다양한 요구를 하고, 결국 수감된 사건의 감형까지 얻어 낸다.

태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이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사건을 말하고, 영민한 두뇌를 이용해 형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모멸감을 주기도 한다. 때로는 장난스럽고, 때로는 사악한 태오를 연기한 주지훈은에게 수많은 호평이 쏟아질 만 했다. 그만큼 주지훈은 태오를 잘 표현했다.

처음, 부담도 있었다. 대본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강렬한 캐릭터는 부담이었다. 연기하기 어렵기도 했고, 자주 할 수 없는 캐릭터가 바로 태오 같은 캐릭터다. 결정적인 것은 김윤석의 캐스팅이었다.

"부담도 있었다. 대본이 재미있었지만, 내가 부족하거나, (작품이) 관객들에게 외면 받으면 소모된다. 고민을 하다가 김윤석 선배님 캐스팅 소식을 들으니 안정이 되더라. 함께 작업해 보고 싶었고, 신뢰가 가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결정했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장르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고. '암수살인'이 범죄물이라는 외피를 입고 있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범죄물과는 확연히 달랐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묵직한 감정을 택했고, 빠른 템포가 주는 긴장보다는 수면 아래 깔려있는 고요한 긴장을 택한 작품이 바로 '암수살인'이다.

"사실 그런 고민은 무의미하다. 관객의 성향이나 관점은 빠르게 변한다. 전이 비 오는 날 더 맛있듯이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강렬하다고 생각했는데, 부드럽다고 느낄 수도 있고, 부드럽다고 생각했는데, 강렬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일이다. 잔인한 장면보다, 분위기가 잔인할 수도 있다."

관객들이 만난 태오의 첫인상은 무척이나 강렬하다. 직접 연기한 주지훈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부담 없이 읽었고, 나중에는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다르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태균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시나리오를 볼 때 무조건 하겠다고 생각하고 읽는 것과 체크하는 목적으로 읽는 것은 다르다. 가벼운 마음으로 봤을 때는 부담 없이 잘 읽혔다. 글로만 봤을 때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다르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쪽으로도 끝까지 가려면 갈 수 있는 캐릭터였다. 감독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 영화 '암수살인' 주지훈 스틸. 제공|쇼박스

출연을 결정했지만 태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영화 속에서도 '감정 불가'라는 말이 나온다. 주지훈은 그런 이유로 오히려 심플하게 생각했다고.

"불가능하기 때문에 심플하게 생각했다. 다른 역할은 상상이라도 한다. 하지만 사람을 토막 내는 것은 간접 경험도 있을 수 없다. 참 잔인하고 슬픈 이야기인데, 이런 사건이 매일 일어난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난다. 심플하게 '그냥 이런 놈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매일 매일 일어나니까. 다른 악역이나 살인범처럼 치밀하게 계획을 하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등 이런 목적이 없다."

주지훈은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삭발을 감행했다. 삭발과 노메이크업으로 촬영에 임했다. 이밖에도 특유의 걸음걸이로 나태하고 허세스러운 태오를 표현했다. 부산 사투리 등 처음 해 보는 것들로 인해 신인의 자세로 임했지만, 그 안에 자신의 생각을 더해 완벽한 태오를 만들어 냈다.

'암수살인'으로 인해 다양한 범죄극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렇다고 이와 다른, 강렬한 범죄극이 나쁜 것은 아니다. 주지훈은 "영화의 목적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어떤 영화는 직접적인 장면이 나오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 영화는 그런 것들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됐다. 목적에 맞게 잘 표현됐다. 아주 직접적인 묘사가 없어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스며들지 않을까 싶었다."

▲ 영화 '암수살인'에 출연한 배우 주지훈. 제공|쇼박스

이런 부분을 관객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흥행 2위로 출발한 '암수살인'이 개봉 8일만에 흥행 1위로 올라선 것을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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