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삼성 이원석이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9월 들어 좀처럼 힘이 실리지 않았던 타격 페이스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었다.

이원석은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3루타 1개와 2루타 1개를 때려 냈다. 4타수 2안타 1득점.

장타가 많이 나왔다는 점이 중요한 대목이다. 그동안 부진의 이유가 됐던 타구 스피드가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이원석은 이날 경기 전까지 9월 타율이 1할5푼9리에 그쳤다. 9월 들어 테이블 세터와 하위 타순에서 나름대로 힘을 내 주고 있었지만 중심 타순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이다. 그 중심엔 이원석의 부진이 있었다.

이원석의 부진 원인은 타구 스피드에 있었다. 좋은 발사각을 이루고도 좋은 타율을 만들지 못했던 것이 그 증거다.

최근 10경기 이원석의 발사 각도별 인플레이 타구 타율을 조사한 데이터다. 이원석은 11도에서 20도 사이에서만 5할 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부분 타자들은 11도에서 20도 사이에서 가장 좋은 비율을 보여 주고 21도에서 30도 사이에서 그다음 성적을 내곤 한다.

그러나 이원석은 11도에서 20도 사이에서만 강점을 보였을 뿐 21도와 30도 사이에선 인플레이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다.

21도에서 30도는 안타와 장타가 가장 많이 나올 수 있는 이상적인 발사 각도다. 하지만 이원석은 이 구간에서 1할대 인플레이 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각도가 이상적이었는데 타율이 떨어졌다는 건 타구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걸 뜻한다. 좋은 발사 각도로 타구를 날려도 타율이 떨어진 건 그만큼 타구의 힘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0도 이하의 땅볼 타율이 크게 떨어져 1할5리에 그친 것도 그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땅볼 이 나와도 타구 스피드가 동반이 되면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원석은 땅볼에서도 약점을 보였다. 모든 문제는 타구 스피드로 귀결될 수 있었다.

이날은 달랐다. 이원석의 타구 스피드는 매우 인상적인 수치를 찍었다. 첫 타석에서 3루타를 때려 냈을 때 타구 스피드는 시속 151km였다. 두 번째 타석의 2루타는 155.5km를 찍었다.

KBO리그 타자들의 평균 타구 스피드는 139.9km다. 이원석은 처음 두 타석에서 이를 훌쩍 뛰어넘는 타구 스피드를 기록했다. 여기에 좋은 발사각이 동반되며 연속 장타로 이어졌다.

앞으로 이원석에 대한 기대치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타구 스피드는 타격 감각과 큰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타격감이 좋을 때는 타구 스피드가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타구 스피드가 살아나면 타격감도 동반 상승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잇달아 시속 150km가 넘는 타구 스피드를 기록한 이원석의 타격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타구 스피드가 살아나지 않아 고전했던 이원석이다. 하지만 이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다시 한번 그의 타구 스피드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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