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성
▲ 보훔전 대비 훈련 중 만난 이재성, 사진=권민정 제공


[스포티비뉴스=킬(독일)] "청용이 형도 'Lee(리)'로 등록할 줄 몰랐어요."

여름 이적 시장 기간 새 팀을 찾던 이청용(30)이 VfL보훔에 입단하면서 올 추석에 독일 2.분데스리가(2부리그)에 한국인 선수 간 대결이 성사됐다. 이재성이 활약 중인 홀슈타인킬과 보훔이 리그 6라운드 경기를 한국 시간으로 22일 밤 8시에 펼친다.

이청용의 가세로 2.분데스리가에 '리'가 둘이 됐다. 두 선수 모두 성씨로 등록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독일 현지 및 유럽 중계에선 둘을 구분하기 위해 어려운 한국 이름 발음을 연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먼저 독일 2.분데스리가에 입성한 이재성은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같은 등록명을 쓰게 될 줄 몰랐다며 "같은 리인데 청용이 형한테는 미안하지만 꼭 이기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보훔은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로 승점 10점을 벌어 4위, 홀슈타인은 2승 2무 1패로 8점을 벌어 9위다. 승점 2점 차로, 승격권에 들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관계다. 2.분데스리가는 1,2위 팀이 1부리그로 직행하고 3위가 플레이오프를 벌여 승격 여부를 가린다.

보훔과 홀슈타인 모두 두 '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청용은 보훔에서 등번호 11번을 받았고, 이재성은 7번이다. 핵심 선수가 다는 번호다. 이재성은 이미 공식전 1골 2도움으로 팀 내 최고 스타가 됐다. 

결정적으로 데뷔전이었던 함부르크전에 1도움을 포함해 3-0 완승을 거둔 3골에 직간접적으로 모두 관여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미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꺽은 활약으로 주목 받은 이재성은, 해당 경기가 2.분데스리가 중 유일하게 전국 생방송 경기가 되면서 시작부터 인지도를 높였다.

홀슈타인에는 월드컵에 참가해본 선수가 이재성 뿐이고, 선수단 내에서도 이재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크다. 구단 사장과 감독도 이재성을 팀 내 에이스로 대우하고 있다. 현지 팬들의 기대와 관심도 크다. 

이재성은 비록 2부리그를 통해 유럽 무대에 진출했지만 홀슈타인이 좋은 시작이 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관광객도 많지 않은 항구도시다. 조용히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다. 여기서 잘해서 독일에 오래 남고 싶다."

전북현대에서 K리그, AFC챔피언스리그, FA컵과 국가 대표 경기를 오가며 쉴새없이 뛰어야 했던 이재성은 독일에 온 이후 오히려 체력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며 보훔전에 자신감을 표했다.

"전북에서는 챔피언스리그 등 경기가 많았는데 여기에선 일주일에 한번만 경기하니 체력 부담이 덜하다." A매치를 다녀온 피로를 씻고 보훔전에 집중하는 이재성. 이청용과 맞대결에서 공언대로 승리를 거둘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홀슈타인은 이재성이 한국 대표팀에 다녀와 체력 안배를 위해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간 그로이터퓌르트전에 1-4로 대패해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이재성은 보훔전에 다시 선발로 나서 승리를 조준한다.

제공=권민정 통신원, 정리=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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