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용 감독의 황태자로 떠오른 엄원상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수원, 이종현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최근 국내 축구 팬들은 무럭무럭 성장하는 이강인(17, 발렌시아)과 정우영(19, 바이에른 뮌헨) 때문에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없을 땐 명실상부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엄살라' 엄원상(20, 아주대)이 그 주인공. 

엄원상은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2016년 광주 금호고 3학년 때 처음 연령별 대표 팀에 뽑힌 대기만성형 선수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막판 승선을 노렸지만, 탈락했다. 

그러나 2018년 들어 정정용 U-20 대표 팀 감독체제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다. 매번 소집된다. 그는 "아직은 부족하다. 그나마 정정용 감독님께서 저에 대한 신뢰가 쌓이셔서 뽑아주시고는 있지만"이라고 했지만 대표 팀은 실력으로 뽑힌다. 그는 해당 연령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

지난 4월 수원에서 열린 2018 수원 JS컵 U-19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 맹렬한 돌파로 두 번의 페널티킥을 얻으며 찬사를 받았다. 정 감독이 이끈 U-19 대표 팀은 지난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앞서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열린 2018 알파인컵에서 '김학범호'의 상대 U-23 바레인을 2-1로 꺾었다. 우승을 차지했는데 일등공신이 엄원상이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포함해 대회 득점왕(3골)을 차지했다. 이강인-정우영 등 유럽파가 빠진 대회에서 명실상부 에이스 면모를 연이어 보였다. 

최근 엄원상은 대표 팀 내에서 엄살라(엄원상 + 모하메드 살라)라고 불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소속으로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오른 바로 그 살라다. 그는 엄살라라는 별명이 부끄러운 듯 "처음에 JS컵 끝나고 애들이 말해서 불리게 됐다. 대표 팀에선 엄살라로 재미 삼아 불린다. 아주대에서도 가끔씩 장난으로 불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마치고 일동고와 연습경기 45분 동안 1골 1도움, 하나의 페널티킥을 기록했다. 남다른 '클래스'였다.   

▲ 아주대학교에서 폭풍성장한 엄원상

다음은 엄원상과 일문일답

-축구 시작한 계기

처음에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랑 학교에서 장난식으로 볼을 찼다. 2주일 찼다. 축구부 감독님이 찾아오셔서 (축구부 가입을) 권유하셨다. 경기도에 연곡초등학교다. 그런데 해체됐다. 그래서 5학년 때 광주의 경양초등학교로 옮겼다. 이후 광덕중학교, 금호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엄원상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다, 기록과 다른 장점 어필 그리고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정확히 재진 않았는데, 고등학교 때 100m 기록이 11초였다.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드리블하는 것, 안 되더라도 해보고 플레이하는 자신감이 장점이다. 제가 생각하기에 계속 일자로만 뛰니깐 상대 수비에 걸리는 게 있다. 여러 가지 스타일로 뛰려고 한다. 아직 잘 안 된다. 볼이 왔을 때 볼 소유 능력이 부족하다. 아주대 하석주 감독님께서는 움직임을 많이 이야기하신다. 2차 움직임 으로 상대 떨어뜨리는 것, 제가 피지컬이 약하다 보니 '몸을 부딪치지 말고 축구하라'고 이야기해주신다. 

-고3 때 처음 대표 팀에 불렸다. 엘리트 코스는 아니다, 대기만성형 선수다. 보통 이런 케이스가 적다는데. 

(어려움을 깬 시기는) 고등학교 2학년 말 때쯤이라고 생각한다. 금호고 신상훈 코치님이 저를 좋아해 주셔서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슬럼프를 겪은 것도 그 선생님 덕에 이겨냈다. 쌤들이 말하는 것들을 잘 듣고 개인 훈련도 매일 했다. 쌤들과 잘 운동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성장했다. 제가 축구를 잘 못 해서,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마음으로 기본기, 크로스, 슈팅, 튜브를 달고 달리는 체력 훈련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지난해 U-20 월드컵 탈락했다. 힘들었나. 

저는 사실 대회에 임박해 소집 자체도 의아했다. 신기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탈락이) 자신감 잃거나 충격은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 선수들이라 인정했다. 큰 아픔은 아니었다. 

-아픔을 딛고, 2017년 입한한 아주대. 이곳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좋은 감독님 만나서 많이 배우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성장했다. 첫 번째는 수비다. 어떤 타이밍에 수비하고 압박해야 하는지. 두 번째 공격 상황에서 어떻게 플레이하고, 상대 수비를 힘들게 하고, 더 쉽게 제칠 수 있는지 발전한 거 같다. 하쌤같은 경우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주신다. '어떻게 훈련했고, 플레이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항상 말씀해주셔서 그런 면에서 감사하다. (Q 하석주 아주대 감독님이 현역 때 킥이 좋기로 유명했다. 어떻게 차는지 알려주나) 감독님께서 그런 세밀한 것은 안 알려주신다(웃음). 감독님 스스로만 알고 계신 거 같다.

-아주대에서 성장하고 그때부터 '정정용호'에 꾸준히 뽑히고 있다. 

기분은 굉장히 좋다. 제가 (정정용 감독님과) 다른 선수들보다 신뢰감이 쌓인 거 같아서 저를 계속해서 불러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오른쪽 측면에서만 뛰다가 최근엔 왼쪽 윙어로도 나선다. 반댓발 윙어처럼. 

제 플레이상 오른발잡이어서 직선적이었다. 하석주 감독님이랑 계속 이야기했다. 단점이 직선적이고 간파 당해서. 왼쪽에서 안쪽으로 접는 등 변칙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1학년 말부터 왼쪽에서 뛰기 시작했다. 

하석주 감독: 선수가 한쪽에서만 뛰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왼쪽도 뛰고 오른쪽도 뛰어야지. 오른쪽에 더 좋은 선수가 있으면 왼쪽에도 뛸 줄 알아야 왼쪽에서 뛸 수 있다. 그런 경쟁력을 만들려고 (엄원상을 왼쪽에서도 뛰게끔) 시켰다. 오른발잡이가 왼쪽에서 뛰고 슈팅하고 득점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 가지보다 두 가지 포메이션 소화하는 것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위치에 변화를 준 덕분인지, 최근 공격포인트가 눈에 띄게 늘었다. 알파인컵 득점왕 등. 

알파인컵에서는 오른쪽에 3골 다 기록했다. 하지만 확실히 왼쪽에서 뛴 것도 도움이 된다. 왼쪽에서 안으로 칠 때 변칙 플레이가 나온다. 제가 항상 듣는 지적이 마무리가 부족하다는 게 있었다. 스스로 경기 전에 (득점) 생각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도움이 된 거 같다. 

-대표 팀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이강인, 정우영이 빠진 대표 팀에 사실상 에이스인데.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한적 없는데, 그냥 하다 보니 잘 된 것 같다. 그냥 팀원들이 도와주고 그러다보니 저에게 기회가 온 게 아닌 가 생각한다. 

-이강인과 정우영과 이야기를 해보자. 같이 뛰어보니 어떤 점이 뛰어난 것 같나. 

강인이를 만난 것은 챔피언십 예선과 그 다음 소집, 그리고 툴룽컵 소집과 툴룽컵 등 4번 정도 만난 것 같다. 국내에서 두 번 해외에서 두 번 만났다. 확실히 한국 선수들과 다른 게 볼이 오기 전에 주위 상황 체크 능력이 뛰어나고, 자기에게 볼이 왔을 때 볼 관리 능력이나 킥력. 프리킥, 코너킥 등이 다 뛰어나다. 훈련할 때 막내답지 않게 굉장히 적극적으로 한다. 거의 선배처럼 한다.(웃음) 훈련 할 때 확실히 외국에서 뛰어서 제스처도 좋고. 

(이강인에 대한 에피소드 있나?) 처음 소집 때 같은 방이었다. (강인이가 선배들에게) 막하지는 않는데, 제가 말이 없으니깐 먼저 말 걸고 그랬다. 그게 2016년 일이다. 매사에 형들에게 잘 까분다. 가끔 그냥 '형' 빼고 반말도 쓴다. 그래도 얘기 같아서 귀엽게 봐준다. 조영욱(FC 서울)이가 강인이를 잡는다. '톰과 제리' 같다. 

-같이 뛰어본 정우영은 어떤가.

여러번 뛰었다. 우영이는 확실히 드리블에 자신이 있다. 그냥 상대 수비 한 명은 가볍게 제친다. 축구 센스가 좋다.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도 다 보고 킬패스, 크로스도 좋다.강인이는 볼 소유나 탈압박이 좋으니 유심히보고 배우고 싶고, 우영이는 드리블이 좋아서 유심히 보고 배우려고 하는데, 쉽진 않다. 

-살라가 아닌 더글라스 코스타가 롤모델이라고 하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코스타를 롤모델을 삼았다. 저랑 하는 플레이가 비슷하다. 드리블이 좋고 센스가 있어서 배우려고 롤모델로 삼았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 4라운드 사수올로와 유벤투스전에서 코스타가 침을 뱉는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 봤나?) 롤모델로 꼽은 선수가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이해할 수없는 행동이다. '실력은 배우되 인성은 배우지 말자'고 생각했다. (아주대 등 번호도 11번이고, 코스타도 좋지만 살라같은 득점력 기대해도 좋지 않나) 부족하지만 최대한 빨리 노력해서 엄살라가 되겠다. 

-오는 10월 U-19 아시안챔피언십이 열린다. 이 대회에서 4위 이상 기록해야 내년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 참가한다. 

아직 명단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명단에 든다면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보완하려고 한다. 팀적인 것은 감독님께서 팀에 맞는 전술을 잘 해주시니깐 그거에 맞게 잘 따라가려고 노력하면 될 것 같다. (2017년 U-20 월드컵 도전 당시엔) 막내였다. 스스로 내려가 있었다. 이번엔 또래들과 한다. 이번에는 자신감 있게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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