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는 마이크를 쥔 60분 내내 확신에 찬 말씨로 자기 생각을 조목조목 밝혔다. 주먹뿐 아니라 '입'도 한 마리 맹수 같았다.
맥그리거는 21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를 마주했다.
주먹을 맞대기 앞서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는 자리.
맥그리거는 시종 거친 언사와 기괴한 웃음소리, '깜짝 음주'로 챔피언 신경을 긁었다. ESPN은 "기자회견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그가 왜 UFC 최고 흥행 메이커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60분"이라고 호평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MMA 역사상 가장 강력한 그래플러로 평가 받는다. 총 전적 26승. 아직 패가 없다. 무패 전적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그의 압도적인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 능력을 꼽는 이가 많다.
한 번 테이크다운을 뺏긴 상대는 라운드 종료 공이 울릴 때까지 일어나질 못했다. 옥타곤 바닥 청소를 하릴없이 맡았다.
'허리 아래'를 장악한 뒤 쉴새없이 파운딩하고 상하위 포지션을 점유하는 방식. 이 간단한 패턴을 26명 프로 파이터들이 전혀 공략하질 못했다.
맥그리거는 코웃음쳤다. '러시안 신화' 곳곳에 증명되지 않은 허울이 많다고 공격했다. "누르마고메도프 그래플링 기술은 아마추어들을 상대로 얻어낸 허울뿐인 가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 챔피언이 필요 이상 찬사를 받고 있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조목조목 비판을 이어갔다. 맥그리거는 "'다리를 잡고 바닥을 구른다.' 이게 무슨 싸움인가? (누르마고메도프 경기는) 진짜 싸움이 아니다. 저기 저 (라이트급) 벨트는 가짜다. 진짜 벨트는 (내 앞에 놓인) 바로 이 2개"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누르마고메도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선전포고하듯 조롱과 비아냥을 퍼부었다. 출발선에서 막 발을 뗀 단거리 육상선수 같은 기세였다.
"너는 가짜다(You're a phoney). 네가 허울뿐인 '짝퉁'이었다는 걸 (다음 달 7일에) 다 드러나게 해줄 거다. 옥타곤에서 연기처럼 사라질텐데 괜찮겠나. 너는 뒤틀린 뼈를 활용한 레슬링으로 내 발목을 노리면서 경기를 풀어가려 하겠지만 소용없다. 난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돼 있다. 이번 경기는 특히 그렇다"며 도발했다.
무패 전적에도 시비를 걸었다. 말도 안 되는 숫자라고 반박했다.
맥그리거는 "26승 무패라는 숫자가 믿어지는가. '프로 세계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아마추어'라는 말과 똑같다. 신뢰감이 떨어진다. 본질은 이거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진짜 파이터와 겨뤄본 적이 없다. (실력 있는) 누구와도 옥타곤에서 주먹을 맞부딪힌 적이 없다. 그러니까 저런 터무니없는 전적이 가능한 거지. 그래플링으로 날 잡으려하면 내가 저 녀석 머리 위에 서서 (그대로) 묻어버리겠다. 충분히 연습했고 준비돼 있다. 페이퍼뷰 끊고 지켜봐 달라"라며 끝까지 호연지기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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