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이 2연승으로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관희와 이상민 감독(왼쪽부터) ⓒ KBL
▲ 문태종과 라건아(왼쪽부터)가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새롭게 호흡을 맞춘다 ⓒ KBL
[스포티비뉴스=마카오, 맹봉주 기자] 예상과 달랐다.

서울 삼성과 울산 현대모비스는 18일부터 23일까지 마카오 스튜디오시티 이벤트센터에서 열리는 터리픽12에 한국 대표로 참가 중이다. 터리픽12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프로농구 15개 팀이 출전해 아시아 최고의 팀을 가리는 대회다.

대회 전부터 중국 팀들의 강세가 예상됐다. 모리스 스페이츠, 도만타스 모티유나스, 알 제퍼슨 등 전직 NBA(미국프로농구) 리거들이 포진되어 있고 2m가 넘는 중국 선수들도 즐비했다.

반면 한국은 '외국선수는 2m가 넘으면 안 된다'는 KBL(한국프로농구연맹) 규정에 묶이며 높이 열세에 시달렸다. 그 중에서도 삼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지난 3년 간 팀의 기둥이었던 라건아가 떠나며 전력이 크게 약해진 삼성이었다. 국내선수 높이도 낮아 팀에 2m 이상 되는 선수가 단 1명도 없었다. 게다가 천기범, 장민국은 부상으로 경기 출전도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삼성은 조기 탈락할 경우 21일 아침 비행기로 일찍 귀국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현대모비스는 사정이 훨씬 나았다. 라건아 합류로 우승 후보까지 점쳐졌다. 이종현, 이대성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양동근, 함지훈 등 기존 베테랑들도 건재했다. 라건아와 함께 새롭게 팀에 들어온 문태종도 있었다. 마카오 현지에서도 현대모비스에게 기대를 거는 시선이 많았다.

▲ 서울 삼성이 터리픽12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 KBL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삼성은 조별 예선 2연승으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광저우 롱라이온스와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97-98)하며 준결승행이 좌절됐다. 광저우가 첫 경기에서 지바 제츠를 이기고 먼저 2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도 대조적이었다. 삼성은 글렌 코지, 벤 음발라 외국선수 듀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관희, 문태영 등 국내선수들의 존재감도 무시 못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라건아와 외국선수에게만 너무 의존한 공격을 보였다.

다만 라건아가 팀 합류 후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과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기에 터리픽12 결과로 올 시즌 리그 성적을 예측하기엔 섣부르다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선수들 손발이 맞아갈수록 현대모비스의 위력은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일정을 마치고 만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대회 룰 때문에 외국선수 2명을 동시에 뛰게 했다. 때문에 외국선수 의존도가 커진 것"이라며 "국내 리그에서 외국선수가 1명 뛰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리그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라건아와 새 외국선수에 대해서도 “라건아가 합류한지 얼마 안 됐지만 첫 경기부터 좋은 경기를 했다. 섀넌 쇼터는 한국에 가서 연습하면 더 좋아질 선수다. 감독의 지시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좋다”고 칭찬했다.

한편 D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삼성은 22일 오후 8시(한국 시간) B조 1위 광저우와 결승행을 놓고 맞붙는다. 삼성 이관희는 “광저우 경기를 봤는데 세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오히려 패한 현대모비스가 더 강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크게 이겼던 산둥 시왕전처럼 3점슛이 터지고 조직력있는 플레이만 한다면 쉬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준결승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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