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명당' 조승우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조승우가 영화 ‘명당’으로 돌아왔다. ‘관상’으로 시작해 ‘궁합’으로 이어진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박희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승우와 박희곤 감독은 영화 ‘퍼펙트 게임’에 이어 두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조승우에게 박희곤 감독의 존재는 상당했다. ‘명당’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역시 박희곤 감독이었다.

“박희곤 감독이 ‘인사동 스캔들’을 연출했다. ‘타짜’나 ‘도둑들’ ‘꾼’과 같은 형식을 가진, 역동적이고 스피드한 오락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감독님과 ‘퍼펙트 게임’을 하면서 박희곤 감독만이 가진 개성, 그만이 할 수 있는 연출을 알게 됐다. 이번에는 사극이라고 하니 궁금했다. 정통 사극의 느낌이었다. 정적이기도 하고 힘도 있으면서 우아 하기도 했다.”

이유는 박희곤 감독이라고 했지만, 조승우는 확실한 시나리오 선택 기준이 있었다.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작품의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 돼야 하고, 유행을 타는 작품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겉보기에 화려하기만 한 작품은 피하는 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왜 배우를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라는 직업에 어떤 의미를 두고 해야 하는지 고민한 적이 있다. 내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다. 그것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영화 '명당' 조승우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그런 의미에서 ‘명당’에 출연할 이유는 충분했다. ‘명당’은 인간의 욕망이 어떤 결말을 가져오는지 확실한 메시지가 있다. 몇 백년 전 과거 이야기지만, 현실에 빗대서 봐도 공감 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승우에게 ‘명당’은 단순한 땅 이야기가 아니었다.

“사람이 살아갈 때 어떤 것이 옳은 생각이고,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 ‘명당’에서는 단순히 땅에 목숨을 건다. 결국 불나방 같은 것이다. 결과는 파국이다. 재상을 통해 보여준다. 시작과 끝을 재상이 맡았다. 성장하는 과정도 있다.”

재상은 올곧은 지관으로 왕실의 묏자리를 이용해 조선의 권력을 차지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는다. 그 보복으로 가족을 잃고 13년의 시간을 보낸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복수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승우의 말처럼 영화 속에서 정상을 한 재상은 몰락한 왕족 흥선에게 왕실의 권위를 뒤흔드는 세도가를 몰아내자는 제안을 받고 그를 돕는다.

“재상은 13년동안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사람들을 위해 쓰고 있었다. 구용식과 함께 동업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며 살았다. 본심은 숨길 수 없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이 도와달라고 하면 못본 척 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 안에서 수소문을 하면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을 것이다.

재상은 영화에서 길잡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외적을 보이는 연기가 아닌, 영화의 길을 터주고 관객들이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쉬운 역할은 아니었다. 흐름을 타면서, 상대 배우와 호흡을 하며 중심을 잡아야 했다.

“흐름을 타고 간다. 상대가 없으면 나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와의 합이라고 생각한다. 재상이 어려운 역할이긴 했다. 잘 보이지 않고, 안 느껴질 수도 있는 역할이다. 균형감 있게 축을 잘 맞춰야 했다. 과해도, 부족해도 안됐다. 감독님과 에너지에 대해 많이 상의 하면서 연기했다.”

▲ 영화 '명당' 조승우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어려운 역이었지만 모든 답은 대본에 있다고 했다. ‘명당’의 재상 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를 만들 때 대본을 기초로 한다. 그것이 조승우의 연기법이다.

“모든 캐릭터를 만들 때 대본을 본다. 대본을 많이 보면서 상상을 한다. 감독님와 이야기를 하고, 생각을 공유한다. 캐릭터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 정도 하는 것이 50%라면, 나머지 50%는 상대 배우가 만들어주고 채워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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