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물괴'에 출연한 배우 김명민. 제공|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김명민은 다양한 장르, 다양한 매체에서 연기를 해 왔다. 정통 사극부터 퓨전 사극까지 사극이라는 한 장르 안에서도 다양한 도전을 했다. 그런 김명민에게도 영화 ‘물괴’는 도전이었다.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명민은 극중 사람들과 물괴의 실체를 밝히고 싸우는 윤겸 역을 맡았다.

사극이자 크리처 무비인 ‘물괴’에 거는 기대와 우려는 명확했다. 일단 물괴의 비주얼이 잘 나와야 했고, 보이지 않는 상대와 연기를 했을 때 어색하지 않아야 했다. 물괴 비주얼부터 망가진다면 영화는 시작도 하기전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가장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바로 김명민이었다. “주인공이 물괴 인데, 없으니까 내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쉬운 것이 아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김명민을 만났다. 물괴 비주얼까지 모든 결과가 나온 뒤라 조금은 편안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겪었던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 영화 '물괴'에 출연한 배우 김명민. 제공|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롯데 엔터테인먼트

◆ 이하 김명민과 나눈 일문일답.

Q. 물괴 완성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계속 만들었다. 영화 공개 직전까지, 끝까지 만들었다. 만지면 만질수록 살아나더라. CG는 시간이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 때문에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생각했던 물괴의 모습보다 혐오스럽고 공포스럽게 나온 것 같다. 다행이다 싶었다.

Q. 해태와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해태를 모티브로 했다.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우리가 촬영을 진행했을 때 물괴의 정확한 비주얼을 알지 못했다. 이정도로 무섭게 나올 줄 알았으면, 좀 더 공포스러운 표정을 지어도 될 뻔 했다.

Q. 연기하면서 물괴를 상상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연기도 힘들었다. 상대와 호흡을 해야 하는데, 주고 받는 호흡이 없지 않는가. 드라마 밀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가끔 블록버스터를 봤을 때 그런 느낌을 받는다. 상대와 호흡하지 못하니까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 영화는 (그런 블록버스터의) 화려함은 없지만, 물괴와 대면했을 때 밀고 당기는 힘이 있다. 최대한 밀도 있게 호흡하려고 노력하면서, 감정과 상상력을 하나로 만들어서 연기했다.

Q. 물괴 등장 시기에 대해 말이 많다.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앞 부분은 필요한 스토리다. 너무 늦게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했고, 너무 빨리 등장한다는 의견도 있더라. 내 생각에는 현재 버전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니까 깔아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Q. 윤겸이 명을 데려와서 딸로 키운다. 이유가 무엇인가.

왕권에, 지금의 정치에 반하고, 백성 편에 서겠다는 대승적인 의미다. 역적이라고 불리면서 은둔생활을 한다. 내가 명을 지키는 것이 백성을 지키는 것이다. 이 어린 아이 하나 못 지키면서 백성을 지킬 수 있겠냐는 대사가 있다. 백성을 향한 윤겸의 마음이 담긴 부분이다.

Q. 혜리와의 호흡은 어땠나.

워낙 잘 한다. 한 두마디 던져주면 찰떡같이 잘 하더라. 감이 좋은 아이다. 실제로도 혜리가 해야 할 몫은 충분히 해 낸 것 같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다. 배우가 갖춰야 할 기본 자세가 돼 있다. 현장에서도 차에만 있다가 자기 할일만 하고 가는 배우도 있다. 일찍 와서 현장 분위기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현장의 분위기와 냄새, 상대 배우와 이야기 하기 위해 나는 한시간 일찍 간다. 그냥 편안하게 이야기 한다. 혜리는 그런 자세가 된 아이다. 거기서 많은 점수를 먹고 들어간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스태프가 봤을때 촬영이 수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 영화 '물괴'에 출연한 배우 김명민. 제공|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롯데 엔터테인먼트

Q. 영화에 참여하면서 걱정과 기대가 있었을 건데.

걱정이라기 보다는 반신반의 했던 것이 물괴의 모습이었다. 어느정도 완성도로 나오냐는 것이다. 그 부분에서 반신반의 했다.

도전적인 부분에서는 신났다. 이미 수많은 분들이 도전을 하고 계시더라. 도 아니면 모인 작품에, 엄청난 제작비와 시간, 공을 들이는 분들이 대단해 보였다. 이 영화의 흥망을 떠나 박수 받을만한 일이다. ‘물괴’가 잘 된다면 ‘괴물’의 아성을 잇는 작품으로 국내 크리처 무비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 도전이 또 나오지 않겠는가.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