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본 기사에서는 상황에 따라 스포일러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이 포함 돼 있습니다

변혁 감독이 그리고 싶었던, 이야기 하고 싶었던 상류사회는 무엇이었을까. 영화 '상류사회' 속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이미 상류사회에 속한 이들과 그 상류사회로 올라가고 싶은 2등 혹은 3등의 무리, 상류사회에 속한 듯 하지만 그들의 뒤를 봐주는 조직폭력배까지 말이다.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 노력을 편한 시각으로 보긴 힘들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치인들은 머리를 쓰지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오수연은 몸을 쓴다. 즉,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남성은 머리를 쓰고, 여성은 몸을 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먼저 보수정당 수뇌부는 서민 경제를 위해 남다른 비전을 내놓으며 신뢰를 받는 지식인 장태준을 끌어 들이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그를 자신의 정당으로 들이기 위해 사건을 만들고, 그 사건은 장태준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한순간 화제의 인물로 만들어낸다.

기회를 잡은 것인 줄 알았던 장태준은 이들이 맞댄 머리, 계획에 놀아난 셈이다. 하지만 이내 이들의 계획임을 알아차린다.

반면 자신의 능력으로 미래미술관 부관장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자부하는 오수연은 몸을 쓴다. 미술관 관장 자리를 좌지우지 할 힘을 가진 한용석에게 관장 자리를 달라고 하는 말투와 언어들은 당당하고 거침 없지만, 그의 몸짓은 우아한 여성성을 강조한다.

분명 그를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머리를 쓰긴 한다. 한용석의 아내이자 미술관 관장인 이화란(라미란)과 손을 잡고 한용석을 골탕먹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지만, 이 역시 몸을 쓰자는 계획이다. 한용석에게 가장 잘 통할만한 방법으로 몸을 택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오수연의 당찬한 행보에 다소 실망스러운 선택이다.

또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신지호(이진욱)와 작업을 하기 위한 방법 역시 같다. 옛 연인인 신지호에게 먼저 다가가 일을 하자는 제안을 하지만, 신지호는 오수연에게 다른 제안을 한다. 명목은 재벌들의 돈세탁을 위한 옥션 참여였지만, 그 곳에는 신지호가 있고, 그날 밤 두 사람은 동침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수연의 말을 빌자면 '어설프게 능력이 있는' 장태준의 비서 박은지(김규선) 역시 '예비 정치인' 장태준과 함께 상류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박은지는 장태준의 "국회의원과 자 본적이 있냐"는 물음에 잠지리를 하며 "지금 하고 있다"고 답한다. 그의 욕망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모든 노출, 정사신이 그저 자극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욕정을 예술로 표현하며 당당하게 푸는 재벌 한용석(윤제문)과 일본 AV 배우의 정사신은 그의 추악함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다.

오수연의 미술관 후배이자 재벌인 민현아(한주영)의 노출 역시 그들의 오만함과 오수연으로 대변되는 상류가 아닌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를 표현했다.

하지만 자극적인 노출을 지속적으로, 또 불편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낸 것 역시 꼭 필요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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