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영은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결승에 올라 투혼을 뿜으며 싸웠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정형근 기자] 박상영은 주저앉았다. 오른쪽 무릎 부상을 안고 오른 아시안게임 무대. 고통을 참으며 결승전까지 올랐다.

하지만 결승에서 무릎이 삐걱댔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고통도 가시지 않았다.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펜싱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전.

박상영은 어쩔 수 없이 알렉사닌 드리트리(카자흐스탄)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최종 스코어 13-15.

박상영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에페 단체전 정상에 올랐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아직 없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찾아온 슬럼프를 딛고 다시 분위기를 끌어오를 수 있는 기회. 이를 악물고 싸웠다.

여기까지 오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8월 실력이 올라오지 않아 태극 마크를 반납하기도 했다.

박상영은 '심리 치료'를 받고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다. 천천히 목표를 향해 걸어 나가 다시 태극 마크를 달았을 때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다.

박상영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사람들은 내게 관심이 없다"는 '새 주문'을 걸었다. 그러자 부담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그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결승전. 9-12까지 따라붙었지만, 야속한 무릎이 버텨 주지 못했다. 고통 때문에 다시 누울 수밖에 없었다.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

10-13, 박상영은 다리가 버티지 못해 기습 공격을 추진력을 낼 수 없었지만 집중력은 잃지 않았다.

남은 시간 14초, 12-13까지 따라갔다. 하지만 점수를 따려고 들어가다가 반격을 당해 12-15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박상영은 위기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단호한 결의'를 리우 올림픽에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보여 줬다.

이제 만 22세의 젊은 선수인 박상영, 이기진 못했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은 가슴에 품고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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