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영상 배정호, 취재 정형근 기자] 어색한 표정은 점차 옅은 미소로 바뀌었다. 개막식 공동 입장을 앞둔 남북 선수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가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남북 선수단은 국제 종합대회에서 11번째로 개막식 공동 입장을 했다.

스포티비뉴스는 ‘공동 입장’을 위해 경기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남북 선수단을 밀착 취재했다. 처음에는 북측 임원진과 선수들이 ‘카메라’를 경계했다.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며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북이 함께하는 분위기에 익숙해지자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남북이 공동 입장하는 소감을 북측 선수단에 묻자 “감개가 무량합니다”, “하나 된 조선으로 나간다는 게 참 기쁩니다.”, ”소감? 반갑습니다“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여자 농구 단일팀 로숙영은 쑥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좋습니다”라고 짧게 답하며 연신 웃었다. 단일팀 정성심 코치는 ”(숙영이가) 사람멀미(낯가림)를 많이 탄다“며 로숙영을 감쌌다. 

한국 선수단은 북측과 달리 감정을 마음껏 표현했다. 김성조 선수단장은 “(이번 대회의 모토가) 에너지 오브 아시아인데 에너지 오브 코리아를 느낀다”며 감격했다. 이재근 선수촌장은 “공동 입장은 남북 교류의 시발점이고 역사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한국 선수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자 농구 대표팀 박찬희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는 시기인데 북한 선수들과 함께 입장해서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나란히 선 남북 선수단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개막식장을 향해 걸어가는 남북 선수단에서 ‘이질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남북 선수단은 15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주 경기장을 가득 채운 아시아인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김성조 한국 선수단장과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도 나란히 양손을 잡고 행진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

남북이 만난 자리에서 ‘억지 감동’은 없었다. 남북 선수단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남북은 이번 대회 폐막식에서도 함께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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