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수의 혹사 논란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 박지수는 올해 WNBA(미국프로농구)에 진출하며 실력을 쌓았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맹봉주 기자] 박지수(20, 196cm)의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합류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제기된 박지수의 '혹사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서 뛰는 박지수의 소속 팀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라스베이거스는 18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칼리지 파크 센터에서 열린 2018 WNBA 정규 시즌 원정 경기에서 댈러스 윙스에 102-107로 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라스베이거스와 댈러스는 14승 18패로 공동 8위에 있었다. 8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을 향한 단두대 매치였던 셈이다. 라스베이거스는 댈러스전 패배로 남은 정규 시즌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9위가 확정됐다.

박지수 합류를 오매불망 기다렸단 단일팀에겐 희소식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단일팀은 엔트리 12명 가운데 박지수의 자리를 비워놓고 11명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이문규 단일팀 감독은 "박지수가 아무리 잘해도 농구는 혼자 할 수 없다. 최대한 빨리 오든지 못 오면 못 온다고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 감독으로서 찜찜하다"고 말했지만 결국 박지수를 위한 자리를 남겨 놓은 채 자카르타로 떠났다.

박지수가 20일 열리는 WNBA 정규 시즌 최종전까지 치른다고 하면, 아시안게임 경기는 26일 8강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조별 예선에서 1승 1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20일 인도, 21일 카자흐스탄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미 대한농구협회는 다각도로 박지수 합류시기를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박지수를 향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혹사 논란은 문제로 남아있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국내 여자프로농구리그(WKBL)에서 청주 KB스타즈 소속으로 35경기 평균 35.9분을 소화했다.

정규 시즌이 끝나고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뛰었다. 이후 미국에 진출한 박지수는 정규 시즌 30경기에 평균 12.8분을 뛰었다. 그리고 곧바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것이다. 한국→미국→인도네시아로 무대만 바뀔 뿐 박지수는 쉴 새 없이 코트를 누볐다.

더 큰 문제는 아시안게임이 다가 아니라는데 있다. 박지수는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리는 2018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농구월드컵을 치러야 한다. 월드컵이 끝나면 다시 소속 팀 KB로 돌아가 11월 개막하는 WKBL 2018-2019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 박지수의 혹사 논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 WKBL
사실 박지수의 혹사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청솔중 시절부터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은 박지수는 각 연령별 국가 대표 팀에서 모두 부름을 받았다.

2012년 만 14세에 17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2013년에는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2014년에는 다시 17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와 성인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동시에 출전했다. 프로 데뷔 후에도 대표 팀과 소속 팀을 오가는 강행군은 계속됐다. 

어렸을 때부터 불거진 박지수의 혹사 논란은 고질적인 발목 부상의 원인이 됐다. 발목 수술 여파로 골밑 플레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다. 때문에 박지수를 지켜본 지도자들은 “혹사는 안 된다”며 입을 모은다.

2015년 여자농구 대표 팀 감독이었던 위성우 감독은 윌리엄 존스컵을 앞두고 “어린 선수는 혹사시키면 안 된다. 유망주는 결국 우리가 지켜줘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박지수를 제외했다. KB 안덕수 감독도 박지수 혹사와 관련해선 “혹사 얘기가 나오지 않게 잘 관리할 것”이라 말하며 세심한 주의를 살피고 있다.

박지수는 박신자-박찬숙-정은순-정선민 등으로 이어진 한국 여자농구 빅맨 계보를 잇는 선수다. 나이를 생각하면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골밑을 책임져줘야 한다. 그렇기에 박지수에 대한 더욱 더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당장의 성적을 위해 한 선수의 선수 생명이 위험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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