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다음 타이틀 방어전 상대가 누가 될 것 같으냐는 물음에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는 랭킹 8위 마우리시오 쇼군(36, 브라질)을 언급했다.

쇼군은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코리 앤더슨, 지안 빌란테를 연달아 격파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미 마누아, 볼칸 오즈데미르 등 도전자들이 무릎을 꿇고 랭킹 1위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이 부상으로 자리를 오래 비워 둔 현재 쇼군에게 다음 차례가 돌아갈 수 있었다. 여기에 코미어의 '간택'까지 쇼군에게 힘을 실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7년 만에 타이틀전이라는 쇼군의 꿈은 23일(한국 시간) 독일 함부르크 바클레이카드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4에서 물거품이 됐다.

랭킹 밖 앤서니 스미스(29, 미국)에게 덜미를 잡혔다. 너무 기세가 올라서일까. 쇼군은 이전과 달리 신중하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전진하다가 스미스에게 한 방을 허용했다. 앞차기에 맞고 휘청였다.

계속해서 가드를 연 채 공격하다가 기어코 탈이 났다. 쇼군은 스미스의 무게 실린 펀치 연타에 얼굴을 내줬다. 펜스에 몰려 무방비로 맞고 정신을 잃었다.

1라운드 1분 29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난 7년 동안 쌓은 업적이 짧은 방심에 무너져 내렸다. 쇼군은 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미들급에서 라이트헤비급을 체급을 올린 스미스는 2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라샤드 에반스를 은퇴시켰고 이번엔 쇼군을 잡았다.

2달 만에 2연승. 전설을 연달아 잡았다. 그는 아직 배가 고프다. 쉬지 않고 출전을 희망한다. 쇼군에게 향해 있던 '우주의 기운'을 노린다.

2주 뒤인 다음 달 5일 UFC 227에서 라이트헤비급 랭킹 1위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이 볼칸 오즈데미르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를 기다리고 있다. 스미스는 "이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핵주먹 하나로 라이트헤비급 3위까지 올라간 글로버 테세이라(38, 브라질)는 약점이 뚜렷하다. 하나는 태클 방어력, 다른 하나는 어퍼컷이다. 9위 코리 앤더슨(28, 미국)은 맞춤형 전략을 들고 나왔다. 가까이에 붙었을 때 어퍼컷을 노렸고 먼 거리에선 태클을 걸었다.

테세이라는 앤더슨의 어퍼컷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잔뜩 움츠러들었다. 오히려 앤더슨이 테세이라의 얼굴을 적극적으로 두드렸다. 2라운드엔 펀치로 테세이라를 휘청이게 만들었다. 

또 시시때때로 걸어오는 앤더슨의 태클 때문에 테세이라는 첩첩산중이었다. 3라운드까지 무려 8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앤더슨은 일리르 라티피의 대체 선수로 들어와 테세이라라는 거물을 잡았다. 2연패 뒤 2연승으로 UFC 커리어에 반전을 만들었다. "일단은 시간을 갖고 다음 계획을 생각하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앤서니 존슨에게 패배 후 1승 1패를 반복하고 있는 테세이라는 미샤 커쿠노브전 승리 기운을 이어 가지 못하고 앤더슨에게 덜미를 잡혔다. 27승 8패.

킥복서 출신 아부 아자이타(32, 모로코)를 맞이한 비토 미란다(39, 브라질)의 전략은 간단하고 명확했다. 계속해서 그라운드 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아자이타는 그라운드 공방전에 어느 정도 대응이 돼 있었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했으나 아래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미란다의 공격을 피했다.

오히려 아자이타의 반격이 더 위협적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공격성을 띠고 미란다를 압박했다. 15분 동안 타격 횟수 135-63, 유효타 48-19로 미란다에 크게 앞섰다. 3라운드에 성공시킨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은 승리에 쐐기포였다.

아자이타는 고국과 같은 독일에서 UFC 첫 승을 신고했다. 8연승이자 통산 14승 1패.

미란다는 "이 경기에서 지면 퇴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3연패. 미래를 직감한 듯 낯빛이 어두웠다.

키 213cm로 헤비급 최장신인 스테판 스트루브(30, 네덜란드)의 긴 팔과 다리는 원거리에서 위협적인 무기다. 하지만 그라운드 싸움에선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오히려 긴 다리는 상대방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마르신 티부라(32, 폴란드)는 스트루브의 다리를 집요하게 노렸다. 손쉽게 태클을 걸어 매 라운드 스트루브를 넘어뜨렸다. 그 결과 1라운드 2회, 2라운드 2회, 3라운드 1회 테이크다운을 성공해 점수를 땄다. 아래에 깔린 스트루브는 호랑이가 아니라 순한 양이였다.

티부라의 3-0 판정승. 티부라는 3연승 뒤 2연패를 끊고 반등 계기를 잡았다. 통산 전적은 17승 4패가 됐다. 반면 스트루브는 2연승 뒤 3연패에 빠졌다. 통산 11번째 패배(28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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