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아시안게임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황의조(25, 감바 오사카)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발탁과 손흥민(26, 손흥민), 황희찬(22, 잘츠부르크)의 대표 팀 조기 합류 이슈가 대회 시작 전부터 대표 팀을 흔들고 있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대표 팀 감독은 지난 16일(이하 한국 시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카르타-팔렘방에 참가하는 대표 팀 명단 20명을 발표했다.

이번 대표 팀이 유독 관심을 받은 이유는, 손흥민의 금메달 이슈와 앞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국가대표 팀의 선수 선발부터 결과까지의 만족스럽지 못한 과정, 대한축구협회에 불신 등이 얽혔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감독 선임 초반엔 긍정적인 여론이 높았는데, 대회 우승에 중요한 요소인 24세 이상 선수 3인 선발(와일드카드)에서 황의조 선발과 손흥민 황희찬의 아시안게임 조기 합류설이 돌면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 황의조 ⓒ대한축구협회

◆김 감독이 밝힌 황의조 선발 이유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를 선택했다. 손흥민과 조현우 발탁엔 이견이 적었는데, 황의조 발탁엔 논란이 컸다. 황의조는 과거 성남 FC에서 사제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전례가 있다. 한동안 대표 팀과 멀어졌는데, 갑자기 대표 팀에 승선한 것에 대해 '지연 발탁' 논란이 일었다.

김 감독은 황의조 선발 이유로, 빡빡한 일정과 함께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의 대표 팀 합류 시점이 불분명한 이유를 들었다. 

"대회 일정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도 필요하다. 17일 동안 7경기 또는 8경기를 치러야 한다." 

"황의조는 현재 컨디션이 좋다. 나는 학연과 지연이 없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았다. 어떤 지도자가 성적을 눈앞에 두고 그럴 수는 없다. 나의 목표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금메달을 차지해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 팀이 개인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의 합류 시기가 분명하지 않다. 잘못하면 나상호 한 명으로 조별리그를 치를 수도 있다. 그래서 와일드카드로 공격 쪽에 2명을 배정했다. 우리가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그동안 아시안게임 2연패는 없었다. 도전하는 챔피언이다."

그의 말대로 아시안게임 일정이 빡빡하다. 황의조는 올시즌 일본 J리그에서 7골을 넣으면 컨디션이 좋다고 평가받고 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 시작과 함께 모두 발언 기회에서 10분 넘게 연설했다. 모두 발언 때 아시안게임 대표 팀 선발 논란에 대해 자문자답하며 선제 대응했다. 

이례적인 일이지만, 김 감독은 선수 선발에 논란이 없길 바라면서 진정성이 담긴 태도로 호소했다. 

▲ 손흥민 ⓒ한희재 기자

◆손흥민-황희찬, 조기 합류 가능…발표 시점과 차출 시기는 다른 문제 

문제는 손흥민, 황희찬의 아시안게임 조기 합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알려진 이후다. 손흥민은 21일 소속 팀 토트넘 홋스퍼와 2023년까지 재계약하면서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뉴캐슬과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치르고 아시안게임 합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14일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만큼, 산술적으론 1차전부터 참가가 가능하다.

이어 황희찬의 소속 팀 잘츠부르크의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은 22일 오스트리아판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황희찬은 지난해 우리와 2021년 재계약을 맺을 때 아시안게임 차출 조항을 삽입했었다. 축구협회와 차출 시점에 동의해야 한다. 황희찬은 7월 31일 대표 팀 합류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가 8월 7일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에 출전한 후 합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국내 팬들은 김 감독이 '손흥민, 황희찬의 조기 합류가 가능한데, 황의조를 왜 와일드카드로 뽑았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다시 높였다. 

▲ 황희찬 ⓒ곽혜미 기자

그러나 사실을 보면 손흥민과 황희찬의 조기 합류 가능 시점이 공개된 건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 시점 이후다. 황희찬의 경우 이례적으로 조기 합류가 축구협회와 약속이 돼 있었다는 점은 있지만, 단장의 말대로 세부 일정을 조절하고 있었다. 잘츠부르크는 팀의 주축 선수가 시즌 초반 이른 시점부터 결장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고, 가능한 차출 시기를 미루기 원했다. 이 점이 황희찬의 합류 시점을 불투명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김 감독이 직접 논란 진압에 나섰다. 그는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개막전 이후 합류, 황희찬, 이승우의 합류 시점은 불투명하다. 손흥민은 피로 때문에 1차전 출전이 어렵다"며 '팩트'를 공개했다. 

지연, 학연으로 인한 선수를 선발한다면 분명 잘못이다. 그러나 최근엔 대표 팀의 선수 선발부터 무차별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 전, 전술과 경기력에 고민해야 할 감독은 비판으로 시달린다. 선수들도 이러한 상황에 악영향을 받는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신태용호' 역시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김 감독은 지난 선수 발표 당시 "(선수 선발을 놓고)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우리는 모든 힘을 모을 것이다. 책임은 감독인 제가 다 지겠다"고 했다. 믿고 지켜봐야 할 이유다. 

시작 전부터 내부 전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두 금메달을 원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