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렌시아 1군 훈련에 합류한 이강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강인은 배우기 위해 왔다. 페란 토레스, 토니 라토, 카를로스 솔레르처럼 아주 어린 선수다. 모두 구단이 신뢰를 보내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조금씩 가야 한다. 우리들과 잘 섞여야 하고 조금씩 적응해갈 것이다. 1군과 함게 훈련하는 것은 좋은 일이 될 것이다." -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

발렌시아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이강인과 재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구단에 따르면 이강인은 2022년 6월 30일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바이아웃은 무려 8,000만 유로(약 1057억 원)다. 

재계약과 함께 이강인은 스위스에서 진행되는 발렌시아 1군 훈련에 합류한다. 이강인에 대한 기대감은 현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는 22일 마르셀리노 감독과 인터뷰를 보도했는데 이강인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이강인을 "팀이 믿는 선수"라고 표현해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천천히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재력을 인정하는 동시에 훌륭한 프로 선수로 시간을 두고 성장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강인은 21세기에 태어난 선수다. 2001년 생으로 17세에 불과하다. 2017-18시즌을 발렌시아 후베닐A에서 시작했고, 불과 6개월 만에 프로 무대인 발렌시아 메스타야(발렌시아 B팀)로 승격했다. 2017-18시즌 B팀에서 쌓은 기록은 11경기 338분 출전에 1골이다. 경기당 평균 30분 정도 활약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지만 아직 프로에서 조금 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이강인보다 조금 앞서간 '동료'들의 길을 보면 이강인의 행보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마르셀리노 감독이 이강인과 함께 언급한 페란 토레스는 발렌시아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신예다. 중앙과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는 토레스는 지난 4월 2021년 여름까지 재계약을 알렸는데 무려 1억 유로(약 1322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이 걸렸다. 토레스는 이강인보다 1년 빠른 2000년생이다. 이강인이 후베닐A에 승격했던 지난해 7월 발렌시아 메스타야로 승격했고, 또 6개월 만에 1군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발렌시아 B팀에서 12경기 818분 출장에 1골을 기록했는데 공격 포인트는 많지 않지만 경기당 70분 가까이 뛰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1군 승격 뒤엔 13경기 302분 출전을 기록했다. 

토레스는 이강인과 딱 1년 차이를 두고 성장하고 있다. 이강인이 세군다B에서 어떤 경쟁력을 보이는가에 따라 예상보다 빠른 1군 진입도 노릴 수 있다.

▲ 가레스 베일을 막는 라토(오른쪽)

빠르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1군에 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1군에 합류한 상태로 벤치를 지키는 것보단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 '라스프로빈시아'의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은 1군에서 훈련하고 경기는 2군에서 뛰는 방식으로 다음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가 주목하는 유망주들이 천천히 1군에 올라간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마르셀리노 감독이 언급한 솔레르와 라토 역시 그렇다. 두 선수는 나란히 1997년생이다. 두 선수 모두 세군다B에서 뛰며 프로 무대에 충분히 적응한 뒤 20살이 돼서 1군에 안착했다. 

솔레르는 2015년 7월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프로로 데뷔한 뒤 39경기에 출전하고, 지난해 1월 발렌시아 1군에 올라 갔다. 솔레르는 지난 시즌 1군 경기에 37경기나 출전하면서 주축으로 활약했다.

왼쪽 수비수 라토는 2015년 7월 발렌시아 메스타야로 승격해 2년 동안 41경기에 나선 뒤 2017년 7월에 1군 합류를 통보받았다. 지난 시즌 기록은 24경기 출전에 2도움이다.

이강인은 떡잎부터 알아본 유망주다. 하지만 속이 꽉 차려면 발전할 점도, 배울 점도 많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말대로 천천히 가도 늦지 않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1군 출전 자체보다도 선수의 발전과 성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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