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이현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두산의 기적 같은 승리였다. 3-8 열세를 단숨에 뒤집은 '약속의 7회'도 그렇지만, 그 전에 마운드 상황이 그리 유리하지 않은 경기였다. 선발 장원준이 2이닝 만에 교체되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하지만 버텼다. 

후반기 첫 경기인 17일 잠실 롯데전, 선발 세스 후랭코프는 2⅓이닝 7실점한 뒤 교체됐다. 20일 LG전에는 이용찬이 선발로 나와 4⅓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설상가상으로 연장 12회까지 경기가 길어졌다. 후반기 첫 4경기에서 선발이 20⅔이닝, 불펜이 18⅓이닝을 책임졌다. 

18일부터 20일까지 3연승하는 동안 승리조가 떠안아야 할 짐은 더 커졌다. 김승회-박치국은 19~20일 이틀 연투했다. 이영하는 20일 2이닝을 던졌다. 중간을 지킬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았다. 이현호-홍상삼이 해주는 수 박에 없었다. 

17득점 대폭발에 가렸지만 이현호의 3⅔이닝 1실점 호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7로 점수 차가 벌어진 가운데 등판해 추가 실점을 1점으로 막았다. 이현호가 일찍 교체됐다면 다른 투수들의 소모가 불가피했다. 

박치국은 올 시즌 처음으로 3일 연투를 불사했다. 1⅓이닝 동안 안타를 3개나 맞았지만 주자를 들여보내지는 않았다. 여기에 점수 차가 더 벌어진 덕분에 이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일 승리는)불펜이 잘 막은 덕분"이라고 했던 김태형 감독은 21일 대승 뒤 여러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 선수들이지만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했다. 미사여구보다 강한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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