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임창용(왼쪽)과 팻딘은 후반기 들어 보직을 서로 바꿨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는 후반기 들어 깜짝 놀랄 투수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

후반기 시작이었던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김기태 KIA 감독은 좌완 투수 팻딘을 불펜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팻딘의 자리를 대신 할, 베일에 싸여 있던 20일 광주 KT전 선발은 경기 하루 전날인 19일 우완 언더 임창용임이 밝혀졌다. 연봉 7억 짜리 불펜과 한국 나이 43살의 선발 투수라는, 보기 드문 일이 생긴 것이다.

둘의 새 보직은 20일 현실화됐다. 임창용은 2007년 9월 30일 대구 현대전 이후 3946일 만에 선발 등판에 나섰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39개에 불과했으나 코칭스태프는 80개를 목표로 잡았다. 임창용은 74개의 공으로 4⅓이닝 5피안타(1홈런) 4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2-3으로 뒤진 7회초 KIA 마운드에는 팀의 4번째 투수로 팻딘이 올라왔다. 지난 4월 22일 잠실 두산전이 마지막 승리였던 팻딘은 이후 13경기(12경기 선발)에서 106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승리 없이 5패 만을 안았다. 하지만 이날은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그리고 7회말 팀이 역전하면서 공 8개로 시즌 3승을 수확하는 웃지 못할 행운을 안았다.

김 감독은 이미 팻딘을 선발로 다시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선발로 다시 돌릴 거라면 그냥 선발로 쓸 것"이라고 단언했다. 덧붙여 임창용에 대해서는 "등판 결과가 좋으면 계속 선발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했던 말은 지키는 김 감독의 성향 상 임창용은 선발로, 팻딘은 불펜으로 한동안 계속 나갈 가능성이 높다.

임창용은 이날 경기 후 "오랜만의 선발등판이었지만 낯설거나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4회부터 약간 구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앞으로 2~3경기 선발 등판 하게 되면 더욱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선발에 계속 욕심을 보였다. 팻딘은 "오늘 경기에 나가서 내 역할을 한다는 생각 뿐이었고 타자 한명 한명에 집중했다. 중간계투로 보직 전환 됐지만 선발 때와 다르지 않게 최대한 공격적으로 던졌다"고 밝혔다.

아무리 컨디션 관리가 잘 된다 해도 7~8월 무더위 속에서 임창용이 후반기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기는 어렵다. 7억 짜리 외국인 투수를 평범한 추격조, 혹은 롱릴리프로 기용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전반기의 실패를 반복할 수는 없는 일. KIA가 어떤 길로 계속 마운드를 다듬어나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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