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변산'에서 박정민은 스웩 넘치는 래퍼 심뻑으로 등장한다. 무대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자연스러운 랩을 이어간다. 물론 전문 래퍼와 비교한다면 부족할 수 있지만, '비전문가'가 보기에 그의 랩은 상당히 자연스럽다.
영화 '변산'에 박정민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직업이 래퍼라는 이야기에 '이번엔 래퍼?'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작품을 하면서 스펙을 쌓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박정민은 글을 쓰는 것으로도 알 잘려져있다. 영화 '파수꾼'을 출연하면서 썼던 글은 산문집 '쓸 만한 인간'으로 이어져 출판되기도 했다. 배우로서도 재능을 보이고 있지만, 영화 속 캐릭터로 완벽히 변신하는 그는, 한작품 한작품 자신의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느낌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지난해 개봉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성향을 보이는 오진태로 분했다. 극중 피아노 신을 직접 연주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지만, 정작 영화에 출연하기 전에는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모르는 상태였다.
당시 박정민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피아노를 처음 만져봐서 무모한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어려운지 몰라서 직접 연기 하겠다고 했다. 피아노를 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든 피아노 신을 직접 소화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을 것이다. 연습을 하다 보니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이번에는 래퍼로 변신했다. 가사도 극중 학수의 마음을 담아 직접 썼다.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의 스펙을 쌓고 있는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 영화가 개봉하면 그 말이 나올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웃어 보였다.
"(배우는 것이) 재미있다. 재미가 있으면서도 힘들다. 내 일이 아니고 처음 해보는 일들이다. 하지만 힙합을 좋아해서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해보냐는 마음이었다."
랩 뿐만 아니라 가사도 직접 썼다. 글 쓰는 배우로 알려져 있지만 또 그런 글과 랩의 가사를 쓰는 일은 달랐다.
"원래 쓰는 글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풀어 쓸 수가 없으니까. 심플해야 하고 복잡하지 않아야 하고, 잘 들려야 하고, 그러면서 라임이나 그런 것도 맞춰야 한다. 신경 쓸 부분이 많다"고 말했지만, 그의 스펙은 또 다시 +1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