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녀'에 출연한 배우 조민수. 제공|엔터스테이션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조민수가 스크린에 복귀했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관능의 법칙’ 이후 4년만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설렌다”고 했다. 보통 언론시사회 자리는 긴장하는 배우들이 많지만 조민수는 “내가 더 설렜다”며 당시 기분을 표현했다.

조민수가 ‘마녀’에서 연기한 닥터 백 역은 당초 남성 캐릭터였다. 하지만 여성 캐릭터로 바뀔 가능성이 열려 있었고, 기회는 조민수를 찾아왔다. 그동안 스크린에서 보기 힘들만큼 강렬하고 광기가 가득한 인물이었다.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 조민수는 “오케이”를 외쳤다.

박훈정 감독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지금까지 함께 작업한 적도 없고, 별다른 친분도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을 신뢰하고 시나리오를 건넸고, 남성 캐릭터를 여성 캐릭터로 바꿨다. 자신을 신뢰한 감독의 마음에 행복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 조민수를 만났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들뜬 모습부터 현장에 임하는 자세, 또 닥터 백을 그려나간 과정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이하 조민수와 나눈 일문일답

Q.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면서 감독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대본을 읽고 미치광이처럼 해보고 싶었다. 에너지가 클 것 같았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감독님이 안된다고 하더라. 영화 속 유일한 사람이 닥터 백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자고 했다. 일상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야 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영화 '마녀'에 출연한 배우 조민수. 제공|엔터스테이션

Q. 만들어가는 과정이 궁금하다.

닥터 백은 대사에도 있듯이 사회성이 충분한 사람이다. 하지만 사랑을 받지 못해 할 줄도 모른다. 너무 많은 것을 넣었다. 자신의 콤플렉스가 있고, 그런 것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인물이다. 자윤에게도 애정을 표현하는데, 그것이 닥터 백이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표현인 것이다.

Q. 속을 알 수 없으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끝없는 믿음과 광기가 있다. 어떻게 수위 조절을 했나.

조절을 하지 않았다. 느끼는 대로 했다. 닥터 백은 그를 상징하는 공간이 없다. 연구실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이 공간 안에서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했다. 움직임을 고민하고, 그 위에 대사를 넣었다.

Q. 원래 남성 캐릭터였는데 여성으로 바뀌면서 남은 중성적인 느낌이 있나.

원래 시나리오에는 감정 표현이 강하고 양아치 같은 남자였을 것 같다. 대본에 대사나 지문은 있는데, 그 안에서 감독님이 원했던 밀착형으로 갔다. 어투는 바꾸지 않았다. 남성적인 부분을 그대로 가져와서 사용했다.

Q. 닥터 백은 자윤을 사랑 했을까.

닥터 백은 원래 자기 모든 것을 다 주면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내가 느끼기에는 그나마 사랑 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스쳐 지나가지만 자윤과 둘이 찍은 사진이 있다. 그것이 닥터 백의 사랑이고 애정이다. 최상의 표현 방식이다.

Q. 4년만의 복귀작이다. 일이 없었다고 했지만, 사실 마음에 드는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

아니다. 없다. 휴식이 필요했다고 하고 싶은데 정말 없었다. 하하. 하지만 나는 쉴 때 잘 쉬는 편이다. 나쁜 생각 하지 않고 쉰다. 어릴 때는 별 생각을 다 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나만 안되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다. 어느 순간 놀 때 잘 놀자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후배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

Q. 지금까지 다양하고 많은 배역을 했지만 또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는가.

강한 역할을 했으니까, 지고지순한 역할도 해 보고 싶다. 소심하고 상처를 잘 받는 성격이다. 이 일을 하면서 만들어진 이미지다. 주변에서 걸크러쉬라고 하는데, 보여지는 이미지가 그런 것이다.

▲ 영화 '마녀'에 출연한 배우 조민수. 제공|엔터스테이션

Q. 그런 이미지가 불편할 때가 있나.

배우로서는 상관없다. ‘마녀’에서는 내가 마녀 같은 역할을 했으니까 그렇게 봐주면 좋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보면 속상하다. 또 이런 이미지가 있다고 계속 그 이미지만 활용하려는 것은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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