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박용택이 KBO 리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누구보다 박용택을 잘 아는, 김용달 코치가 대기록을 축하했다. ⓒ 한희재 기자
▲ LG에서 코치로 일했던 김용달 KBO 육성위원.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BO 리그 최다 안타 기록의 주인공 LG 박용택은 2,000번째 안타를 달성하고 김용달 전 코치, 현 KBO 육성위원을 '은인'으로 꼽았다.

23일 박용택은 4안타를 몰아치고 2,321개의 안타로 KBO 리그 최다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에도 그는 "정말 단 한 명만 스승을 꼽으라면 김용달 코치님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박용택과 김용달 코치가 한 팀에 있을 때는 껄끄러운(?) 관계였다. 박용택은 김용달 코치와 마찰이 있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그때의 조언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대기록의 숨은 공로자 김용달 KBO 육성위원에게 박용택에 대해 물었다.

그는 "박용택은 레전드로 가고 있다. 그게 한 시즌에 덜컥 이뤄지는 게 아니다. 실력이 있고 자기 관리가 돼야 가능하다. 박용택은 그동안 많은 실패와 슬럼프를 겪으면서 참을성을 키웠고 그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칭찬했다.

두 사람의 마찰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리고 조금 다른 시각으로 설명했다.

"프로 선수라면 어느 정도 기본 기량은 다 갖고 있다. 거기서 큰 선수, 전설적인 선수가 되려면 디테일에 강해야 하고 또 꿈이 남달라야 한다. 박용택은 그런 선수였다. 그래서 마찰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큰 선수가 되려면 기술적인 면에서 지도자와 마찰이 있을 수 있다."

김용달 육성위원은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 (박)용택이는 배트 스피드는 좋지만 꺾어서 치는 약점이 있었다. 나쁜 공에 속을 확률이 높다고 봐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방망이 헤드 위치를 고쳐보자고 했다"며 계기를 돌아봤다.

그는 "코치와 선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돌아 보면 서로의 열정 때문인 것 같다. 열정이 없었다면 서로 그냥 지나쳤을 수 있다. 코치가 열정이 없다면 선수 마음대로 하게 방치했을 수 있고, 선수가 열정이 없다면 시키는 대로 하기만 했을 거다.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온 트러블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던 어느날 '사고'가 났다. 김용달 육성위원은 "박용택이 슬럼프를 겪던 시절이다. 그때 용택이가 퇴근하는 걸 붙잡아서 딱 한 박스(200~300구)만 치고 가라고 했다. 젊은 시절이니 박용택도 짜증이 났을 거다. 그래서인지 한 박스를 다 치고 나서도 집에 안 가겠다고 오기를 부렸다. 그래서 둘이 새벽 2~3시까지 계속 쳤다"며 웃었다.

▲ 김용달 현 KBO 육성위원은 LG에서 타격 코치로 지내는 동안 박용택과 인연을 맺었다. ⓒ LG 트윈스

이제는 한 팀이 아니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김용달 육성위원은 "지금도 가끔 통화하고 만난다. 내가 현직 코치가 아니고, LG에 다른 코치님들이 계시지만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 같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으니 박용택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 박용택도 내 조언을 금방 알아듣는다. 올해도 5월 슬럼프 때 불필요한 동작이 보여서 얘기했더니 잘 수정했더라"고 말했다. 

그는 박용택의 대기록을 바라보며 '행복하다'고 했다. 

"대단한 기록을 낼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실력 얘기가 아니라 박용택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년 안타 100개씩, 150개씩 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지금 박용택은 전설적인 선수다."

"이승엽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이 은퇴할 때 은사라며 지도자들을 언급할 때 부럽고 행복해 보였다. 나도 저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었고, 현장에서 멀어지면서 그런 일은 내게 이뤄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용택이 그 꿈을 이루게 했다. 행복하다. 박용택이 끝까지 전설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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